초점이 안 잡히던인생이 선명해졌다…내가 찾은 길, 사진

입력 2021-02-18 17:36   수정 2021-02-19 01:52

이른 아침, 안개가 서서히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새하얀 세상에 빠져들어갈 때쯤 안개가 걷히고, 선명한 초록빛의 소나무들이 고고한 자태를 드러냈다. 휘어지면서도 하늘을 향해 꿋꿋하게 솟아오른 기백에 감탄이 나왔다. 충북 보은군 임한리 솔밭. 안개와 소나무의 절묘한 조화로 유명한 이곳은 사진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 초엽(본명 김영희·54)도 지난 16일 이곳에서 셔터를 누르며 소나무의 자태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솔밭의 절경이 한 폭의 동양화 같다”며 “촬영하면서 무아지경에 빠졌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피사체를 발견하고 렌즈에 담아내는 기분은 어떨까. 이 설렘을 느끼기 위해 최근 사진을 배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에 다니며 부업으로 작가 활동을 하거나, 전업 작가가 돼 사진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도 한다.

처음엔 대부분 호기심과 재미로 찍기 시작한다. 그러다 피사체와 교감하고 감동하며, 인생의 의미까지 재발견하게 된다. 40년 넘게 구름 사진을 찍었던 ‘근대 미국 사진의 아버지’ 앨프리드 스티글리츠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구름을 통해 내 삶의 철학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작은 용기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친근한 예술이다. 그림이나 조각을 배워 개인전을 열려면 수년간 갈고닦아야 한다. 반면 사진은 6개월~1년 정도면 전문가 수준의 촬영 기법까지 익힐 수 있다. 이후엔 자신만의 피사체를 발견하고, 독창적으로 담아낼 줄만 알면 된다.

쉬운 만큼 금방 싫증이 나진 않을까. 많은 작가들은 “배울수록 심오하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려는 욕구가 강해지며 깊이 빠져들게 된다. 《심미안 수업》의 저자 윤광준 작가는 “남들이 보지 못한 사물과 순간을 담는 ‘발견의 미’가 사진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 오늘은 나만의 피사체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까. 그 희열을 만끽하기 위해 숨을 고르고 셔터를 눌러 본다. 찰칵.

글=김희경/사진=신경훈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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