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사진과 예술작품은 다르다…초보도 찰나의 마법사 만드는 이곳

입력 2021-02-18 17:36   수정 2021-02-19 01:57


취미로 사진을 찍던 정윤순 씨(56)는 몇 년 전 좀 더 나은 작품을 위해 동호회에 가입했다. 회원들을 따라 전국 사진 명소로 출사를 다녔다. 시간이 지나자 수십 명이 함께 다니며 비슷비슷한 사진을 찍는 활동에 흥미가 사라져갔다. 뭔가 ‘내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한 대학 사진아카데미에 들어갔다. 보기 좋고 예쁜 사진과 예술작품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3년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그는 자기만의 작업을 시작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몇 차례 전시회를 열었고, 개인적 경험을 퍼포먼스로 표현해 담은 작품으로 국내 한 갤러리가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정씨처럼 독창적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거나 사진집을 출간하는 수준의 ‘사진작가’를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은퇴 후 사진 작업에 처음 관심을 갖기도 하고, 생업에 종사하면서 부업으로 작품활동을 하기도 한다. 취미로든, 그 이상으로든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마추어 사진가를 위한 대표적 교육기관으론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카메라 회사들이 운영하는 사진아카데미, 사진작가들이 개설한 사진교실 등이 있다.

완전 초보자는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배우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입문자를 체계적으로 교육해 작가로 길러본 경험이 많아서다. 중앙대, 단국대, 상명대 등이 운영하는 과정은 대개 초급, 중급, 고급 3단계로 구성돼 있다. 단계별로 보통 1주일에 3시간, 16~32주 과정이다. 초급반에 들어가면 카메라의 기본 기능과 풍경, 인물, 정물 사진 등에 대한 초보적인 촬영 기법을 배운다. 예술작품을 보는 눈을 키우는 수업도 들어야 한다. 중급은 자신의 생각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단계다. 완성도 높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고급 과정은 수강생들이 각자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 창의적인 표현력을 발휘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작품전을 여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신구대에는 필름으로 촬영한 뒤 수작업으로 사진을 인화하는 ‘검프린트’ 과정이 있다. 19세기 기법인데 마니아층이 주로 찾는다. 조주은 중앙대 평생교육원 교수는 “예술가로 활동하는 데는 학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서 뒤늦게 사진아카데미에서 시작해 전업작가로 활동하는 졸업생이 꽤 있다”고 말했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니콘이미징코리아 등의 사진 강의는 다양한 과정이 장점이다. 인물, 풍경, 음식, 꽃, 조명 사용법 등 실용적이고 세분화한 주제의 강의가 마련돼 있다. 1~4주 완성 수업인 데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준비한 것이라 수강료도 싸다. 이창준 니콘이미징코리아 과장은 “카메라 회사의 사진교실은 기술적인 부분에 중점을 둬 수강생들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콘은 현재 온라인 강좌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캐논은 온라인뿐 아니라 소규모 오프라인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현역 사진가들이 소수 수강생을 모아 가르치는 사진교실은 깊이 있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작가 원춘호 씨는 “사진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뒤 자신의 성향에 맞는 작가들을 찾아 배우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교육 과정을 마쳤다고 모두 사진작가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양양금 단국대 사진아카데미 교수는 “교육 프로그램이 사진에 입문할 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작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독창적 미학세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독서, 예술작품 관람,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작가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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