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퇴임 후 첫 인터뷰서도 '대선 조작' 주장

입력 2021-02-18 07:55   수정 2021-02-18 07:57


미국 상원의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조작을 또다시 언급했다.

17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24분간 미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0일 백악관을 떠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론과 공식적으로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폭스뉴스는 극우 논객인 러시 림보 사망을 추모하는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인만큼, 질문은 림보의 삶 및 림보와의 관계에 주로 맞춰졌다. 림보는 2016년 대선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한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림보를 '전설'로 칭했다. 그는 림보가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의 승리를 점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치와 인생에 놀라운 본능을 지녔다"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림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조작 주장도 거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림보는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라며 "여담이지만 나도 그렇다.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어난 일은 수치스러운 것이고 대선일 밤에 우리는 제3세계 같았다"며 "이 나라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몹시 화가 났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를 겨냥한 비난도 했다. 그는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일어났으면 사방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공화당 시스템의 어떤 단계에서 (그와 같은) 동일한 지지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스뉴스 깜짝 출연은 림보 추모를 넘어 폭스뉴스를 보는 보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건재를 확인시키는 한편 보수의 대표 논객으로 꼽혀온 림보가 자신을 강력하게 지지해온 사실을 상기시키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터뷰는 각종 현안 관련 질문에 두루 답하는 '작심 인터뷰' 형식은 아니었지만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보수 매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재차 보여줬다는 평가다. 매코널로 대표되는 공화당 지도부와의 전선도 분명히 했다.

퇴임 이후 탄핵심판이 끝나기까지 대체로 침묵을 지켜왔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무죄판결 이후 다시 존재감을 되살리면서 미 언론들의 예상대로 공화당 내 '비충성파'에 대한 응징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무죄판결 직후 탄핵심판을 '미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으로 비난하는 성명을 즉각 낸 데 이어 16일에는 매코널 공화당 대표를 맹공하는 성명도 냈다. 오는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친(親)트럼프' 후보를 밀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 보수 논객 중 한 명인 림보는 이날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림보는 도발적이고 우편향적인 발언으로 관심을 모으며 1980년대 이래 미국 우익 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통했다.

특히 림보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1988년 전국적으로 통합되면서 대규모의 열성적인 추종자를 만들었다. 림보는 자신의 추종자를 '디토 헤드'(ditto head)라고 불렀다. '림보의 라디오 쇼를 사랑하는 사람', '림보가 하는 말을 비판 없이 믿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이처럼 미국 사회에서 림보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다만 림보는 여성권리 운동가를 폄하하기 위해 '여성 나치'라는 용어를 만들고, 의회 청문회에서 산아 제한에 관해 발언한 한 법대생을 '난잡한 계집'(slut)이라고 부르는 등 종종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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