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남아 두개골 골절로 숨지게 한 계부…"젤리 먹다 죽었다"

입력 2021-02-18 13:07   수정 2021-02-18 13:09


5살짜리 의붓아들을 대리석 바닥에 세게 밀쳐 숨지게 한 40대 계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오현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40)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징역 12년을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명령한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유지했다.
아들 머리를 대리석 향해 밀쳐…'아동학대 의심' 신고도
A씨는 지난해 2월 23일 오후 7시45분께 자신의 집 거실에서 의붓아들 B군(5)의 머리를 대리석 바닥을 향해 강하게 밀쳤다. 당시 뇌에 큰 충격을 받은 B군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5일 뒤 숨졌다. B군은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가 흔들렸을 정도의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병원에서 B군을 진찰한 의사는 온몸에 멍 자국이 많고 멍의 형태가 하루 동안 생긴 게 아니라고 판단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그는 B군의 연령대에는 두개골이나 두피 두께가 딱딱해 보통 3m 이상 높이에서 떨어지거나 본인 키 3배 정도 높이에서 떨어질 경우 외상이 크게 생길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A씨는 B군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고함을 치자 B군이 혼자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쳤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진술을 여러 차례 바꾸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는 B군이 먹던 젤리가 기도에 걸려 질식해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부인 C씨는 증거물로 젤리를 제출했다.
'젤리 질식' 변명에…재판부 "이로 인해 숨졌다 보기 어렵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됐고 구속까지 된 상황에서 중요한 사망 원인을 검찰에서야 진술하는 점과 A씨가 B군의 목에서 젤리를 꺼내는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 A씨가 법정에서 젤리를 당일날 버렸다고 진술한 점 등이 이유였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B군이 젤리를 먹다 목에 걸려 기도폐쇄로 숨졌다고 주장한 사실에 대해서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훈육하던 중에 피해 아동이 젤리를 먹다 목에 걸려 기도가 막히면서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로 인해 머리를 바닥에 세게 부딪혀 숨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건 발생 이후 17일이 지나갈 동안 젤리를 계속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 조사 단계에 이르러서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도저히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A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B군 얼굴 사진에 멍 자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신체적 학대가 있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점, 폭행 시기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누가 폭행을 했는지 등이 불분명하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재판부는 "B군이 왼쪽으로 심하게 넘어졌다고 말했지만 부검 결과 등을 보면 오른쪽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며 "여전히 범행을 극구 부인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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