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LED 살균·보디 체크…반려견 헬스케어 큰 장 선다

입력 2021-02-22 17:23   수정 2021-02-23 01:19


스마트폰에서 갑자기 알람이 울렸다. 반려견이 ‘왈왈’ 짖은 직후였다. 이상신호를 감지한 주인이 반려견의 귀에 쏙 들어가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자 인공지능(AI)이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이처럼 집에서 반려동물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활동량부터 털 속 피부, 짖는 소리 등 반려동물에 특화된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털 건조에서 LED 살균으로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서 상용화가 가장 빠른 건 ‘펫드라이룸’이다. 펫드라이룸은 바람으로 털을 말리거나 오염물질을 털어낼 수 있도록 한 장비다. 반려동물 보금자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쿠쿠전자가 2019년 출시한 펫드라이룸 제품인 ‘넬로 펫에어샤워&드라이룸’은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영향을 받았다.

비보존헬스케어도 지난 17일 펫드라이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LED(발광다이오드)와 원적외선을 활용해 세균, 냄새를 제거하는 쪽으로 제품 차별화에 나선다. 비보존헬스케어 관계자는 “올 하반기 국내와 일본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축 건강 관리에 주력하던 유라이크코리아도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함께 일본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소, 양 등의 피부에 삽입한 열감지 센서칩을 통해 체온, 활동량을 실시간 감지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반려동물 분야에선 스마트폰 앱과 열감지 센서칩을 연동해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변, 귓속, 짖는 소리도 점검
반려동물 진단 분야에서도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핏펫은 모바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서비스 종류를 늘려가고 있다. 2018년 출시한 소변검사키트인 ‘어헤드’가 주력 제품이다. 포도당, 백혈구, 잠혈 등 10개 항목을 검사해 9개 질병의 감지 여부를 스마트폰 앱으로 알려준다. 이 회사는 테라젠바이오와 협업해 유전병을 타액으로 검사할 수 있는 제품도 내놨다. 반려동물의 장 속 미생물 환경에 맞는 맞춤형 유산균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알파도는 플랫폼보다 기기(디바이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중순 ‘펫바디 스캐너’를 출시할 계획이다. 볼펜 형태로 된 카메라로 반려견의 귓속과 털 속 피부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근적외선과 초음파를 이용한 혈당진단기기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소변검사키트는 이미 판매하고 있다. 지영호 알파도 대표는 “AI로 반려동물의 눈, 치아, 피부 영상을 분석하면 백내장, 결막염, 외이염, 피부병 등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물만의 특징인 ‘짖는 소리’에 초점을 둔 회사도 있다. 펫펄스랩은 반려견 음성을 실시간 분석해 행복, 슬픔, 분노, 불안, 안정 등 5개 감정으로 해석해주는 목걸이인 ‘펫펄스’를 내놨다. 견종, 성별, 크기, 출생일 등의 정보를 입력한 뒤 사용 가능하다. 80여 견종을 대상으로 짖는 소리 1만여 개를 분석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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