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LF그룹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 경영자인수(MBO)로 ‘홀로서기’ 추진

입력 2021-02-23 09:59  

≪이 기사는 02월22일(16: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프리미엄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 창업주와 종업원들이 LF그룹으로부터 회사를 인수해 독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문베어브루잉의 창업주·임직원들은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기존 주주인 LF 측과 수제맥주 자산 양수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총 거래 가격은 자산 인수가격과 일부 운영자금을 포함 100억원 후반에서 2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LF는 2017년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맥주 '브루독'을 국내에 독점 수입·유통하는 '인덜지'를 인수했다. 이후 주류 유통 사업부문과 별도로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런칭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8년엔 강원도 고성군에 연간 200만리터 수준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양조장을 구축하는 등 초기 투자도 마쳤다. 회사는 금강산 골든에일, 한라산 위트, 백두산 IPA, 설악산 스타우트 등 총 4종의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기 위한 홍보와 유통망 구축 등 초기 시장 정착 비용이 큰 탓에 적자가 쌓이면서 고민이 커졌다. 결국 LF그룹은 인덜지 내 수제맥주 사업 부문 매각을 두고 지난해부터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교촌치킨'을 운영 중인 교촌에프앤비도 이번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MBO가 성사될 경우 회사 브랜드 설립에서 제품 런칭까지 이끌었던 기존 창업주들이 의사결정 전권을 쥘 전망이다. 이미 초기 설비 투자가 집행됐고 맥주 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도 갖춘만큼 MBO 이후 조달한 자금으로 시장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자들도 신규 자금 조달로 연산 300~400백만리터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마케팅에도 힘을 실으면 회사가 빠르게 궤도에 올라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제맥주 브랜드 정체성 지켜낼까…업계도 M&A 향방에 관심

주류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국내 수제맥주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꾸는 방향의 주세법 개정이 통과하면서다. 수제맥주는 기존 대량생산 맥주 대비 가격이 비싼 점이 고질적 한계로 꼽혀왔지만, 세제 개편으로 원가가 낮아지면서 경쟁력이 개선됐다. 또 주문자생산 방식 위탁제조(OEM)가 전격 허용되면서 곰표맥주?말표맥주 등 편의점 및 유통기업과 연계해 인지도를 넓히거나 치킨 브랜드 등에 납품해 시너지를 꾀한 수제맥주 브랜드들도 늘고 있다. 업계에선 2018년 600억원 수준에 그쳤던 전체 시장이 지난해 첫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4년 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치도 나온다.



수제맥주 시장 확대와 함께 기존 업체들이 외형을 확장하고 신규업체들이 투자 비용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 중이다. 다만 각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유지해온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체 혹은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쥐다보면 제품 구성이 대중적인 입맛에 맞춰질 수밖에 없게 되고, 수제맥주와 대량생산 맥주간 경계가 옅어질 것이란 시각이다. 업계에선 이번 MBO가 성사될 경우,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면서 신규 투자금 유입을 통해 회사 성장을 이끌어내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M&A 혹은 유통 대기업을 통한 신규자금 유치와 다른 방식의 생존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실제 글로벌 맥주 시장에서도 자사의 독특한 브랜드를 유지했던 수제맥주 브랜드가 오히려 추후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들도 관측되고 있다. 벨라스트 포인트는 미국 최대 맥주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 매출 대비 8.7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매각됐고, AB인베브는 수제맥주 회사 캠든 타운을 매출의 9배 가량인 약 15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문베어브루잉이 독립법인 형태로 재탄생해 시장에 자리잡는다면 IPO를 추진 중인 제주맥주 사례처럼 투자자들도 회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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