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이 불붙인 학폭 논란에 체육계·연예계 초토화[종합]

입력 2021-02-23 13:38   수정 2021-02-23 14:31


여자 배구선수 이다영으로부터 시작된 '학폭(학교폭력) 미투'가 체육계를 넘어 연예계로까지 번졌다.

급기야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학교폭력 이력을 대표선수 선발 및 대회출전 자격 기준에 반영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문화관광체육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앞서 이다영 선수로부터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은 이다영이 SNS에 선배 김연경을 저격하며 올린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는 글을 언급하며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 본인도 하나의 사건 가해자면서,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다른 학교로 가버렸으면서 저런 글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면서 황당하다"고 했다.

이다영이 올린 SNS 글로 인해 학폭 미투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다영·이재영 자매의 소속팀인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배구협회는 두 사람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학폭 논란은 남자 프로배구로도 번졌다. OK금융그룹 심경섭·송명근 선수는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이들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삼성화재 박상하 선수도 학폭 의혹을 인정하며 "이에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예계에서는 최근 한 주 사이 학폭 의혹이 제기된 연예인만 배우 조병규, 김동희, 박혜수와 가수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 '트롯 전국체전' 우승 진해성,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김소혜, 세븐틴 민규, TOO(티오오) 멤버 차웅기, 스트레이키즈 현진 등 1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대부분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학폭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에게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배우 박혜수의 소속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강경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순한 이미지로 잘 나가는 여자 배우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재되자 누리꾼들은 가해자로 박혜수를 지목했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는 "해당 게시물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한 구체적 조사를 시행한 결과,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하여 박혜수를 악의적으로 음해 및 비방하기 위한 허위사실임을 확인했다"며 "위법 행위자에 대한 형사고소는 물론이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청구 등 법률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강경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우 김동희의 소속사 앤피오엔터테인먼트도 학폭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김동희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한 누리꾼은 "(김동희가) 전자담배를 목에 걸거나 교복 주머니에 갖고 다니면서 교실 안에서 피우기도 했다. 장애를 겪고 있는 동창생에게 불리한 게임으로 뺨을 때리거나 만만한 친구들을 불러 안마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소속사는 "이 글은 2018년에 처음 게재됐고 당시 소속사에서 배우 본인과 학교 관계자에게 사실 확인을 해본 결과, 학폭과 관련된 일이 없었음을 확인했다"며 "이후 자신이 피해자가 아니고 제3자라고 했던 작성자는 당시 올렸던 글을 삭제했고 더 이상 법적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이 지난 뒤 다시 똑같은 내용의 허위사실을 게재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학폭 관련 증거를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연예인들이 일단 의혹을 부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학폭 관련 피해자 측 고소가 접수된다 해도 실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학폭과 관련해 적용할 수 있는 협박죄는 공소시효가 3년, 폭행죄와 모욕죄는 5년, 특수상해죄는 10년이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피해자는 수사기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피해 입증에 나서야 한다.

반대로 배우 박혜수 측 주장처럼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한 일부 누리꾼의 장난이나 음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가수 수진의 동창으로 학폭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배우 서신애는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변명할 필요 없다(None of your excuse)'란 의미심장한 문구를 남겼다.

서신애, 수진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은 "수진은 서신애에게 '빵꾸똥구'(당시 출연하던 시트콤에서의 극중 별명) '엄마·아빠 없어서 어떡하냐’ 등 모욕적 발언과 욕설을 했고 다른 친구들과 싸움을 붙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수진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향후 악의적 목적으로 무분별한 허위사실을 게재한 이들에게는 형사고소 및 회사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엄벌에 처해질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선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23일에도 수진 등 여러 유명인과 관련한 학폭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당분간 유명인 학폭과 관련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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