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오리털 벗어던지고 페트병·옥수수를 입다

입력 2021-02-25 17:27   수정 2021-02-26 01:58

동물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비건’ 트렌드는 패션·뷰티업계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거위, 오리의 털을 겨울용 외투 충전재로 사용해 오던 아웃도어 업계에선 최근 몇 년 사이에 친환경 소재 개발에 나섰다. 노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국내 노스페이스 사업권을 가진 영원아웃도어는 다운을 대체하기 위한 친환경 인공 충전재 ‘브이모션’을 2014년 처음 개발했다. 최근에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원료로 충전재를 개발하는 단계까지 진화했다.

노스페이스는 2016년 동물의 모피를 쓰지 않겠다는 ‘100% 퍼 프리’를 선언했다. 최근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삼다수, 효성티앤씨 등과 친환경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제주에서 수거한 100t의 페트병을 재활용해 의류 제작에 나섰다.

패션업계에서 비건 트렌드는 명품 업체들이 선두에 나서면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2016년 ‘구찌’와 ‘지미추’ ‘톰포드’ 등이 동물의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샤넬’ ‘아르마니’ ‘스텔라맥카트니’ ‘베르사체’ ‘버버리’ ‘코치’ 등이 동참했다.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환경운동단체들의 주장을 반영했지만 비건 제품을 더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트렌드도 고려한 전략이다.

뷰티업계에서도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고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선 2009년 동물대체시험법을 연구하기 위한 한국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가 설립됐다. 화장품의 안전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연구 과정을 대체할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기업 중에선 아모레퍼시픽이 2013년 3월 ‘화장품에 대한 불필요한 동물실험 금지 선언’을 발표했다. 2008년부터 화장품 원료와 완제품에 대해 자체 동물실험을 금지해온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 5월부터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했다.

최근 비건 화장품 브랜드도 늘고 있다. 육아전문 기업인 메디앙스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성분을 넣지 않는 비건 보디용품을 다음달 선보인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클레어스’는 지난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스킨케어 브랜드 최초로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 컨설팅 전문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153억달러(약 17조원)였다. 2025년에는 208억달러(약 2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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