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PA 1위' 탑텐의 질주, 초저가 전략…자라도 꺾었다

입력 2021-02-25 17:22   수정 2021-03-05 18:28

2005년 일본의 ‘패스트 패션(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한국에 진출했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은 ‘패스트 패션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소니를 꺾은 삼성전자처럼 제대로 된 토종 브랜드로 유니클로를 넘어서자”는 목표를 세웠다.

15년 뒤인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위기 속에서 염 회장은 이 목표에 바짝 다가섰다.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 매출은 43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했다. 유니클로 매출이 1조3780억원(2018년 9월~2019년 8월)에서 6297억원으로 50% 이상 급감하는 동안 이뤄낸 성과다.
5년 만에 점포 수 세 배

25일 신성통상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해 하반기 63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규모다. 동종업계 다른 브랜드들이 매출 감소로 일부 사업을 접고, 매장을 철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오지아, 앤드지, 올젠, 에디션, 탑텐, 탑텐키즈 등의 브랜드 중 탑텐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하반기 탑텐 브랜드 의류를 833억원어치 생산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난 생산 규모다. 5년 전인 2016년에 비해서는 두 배가량 증가했다.

탑텐은 2019년 국내 SPA 브랜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엔 2위인 이랜드 스파오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탑텐의 지난해 매출은 4300억원. 전년(3340억원)보다 28.7% 늘었다. 이랜드 스파오는 물론이고 해외 SPA 브랜드 강자인 자라 등을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매출(4155억원)보다도 많았다.

탑텐 매장 수도 급격히 늘었다. 2016년 기준 134개에 불과하던 매장 수는 지난해 말 425개로 급증했다. 5년 새 약 세 배로 늘었다. 탑텐은 지난해에만 성인용 매장 46개, 아동용 매장 69개 등 총 115곳의 신규 점포를 열었다. 그중에는 유니클로가 철수한 롯데마트 영통점(경기 수원), 경기 구리점, 전북 군산점, 홈플러스 작전점(인천)과 경남 가야점, 경기 금천점 등 8개가 포함돼 있다.
가성비로 젊은 층 공략
탑텐의 성장 비결은 ‘초저가’ 전략이다. 기획부터 생산, 유통, 판매 등을 모두 도맡아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인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탑텐의 주요 제품은 1만~2만원대로 유니클로보다 싼 편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편하게 입는 홈웨어, 캐주얼 의류가 잘 팔렸다”며 “파자마와 맨투맨티셔츠 등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 실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경쟁업체들의 위기도 기회가 됐다. 2019년까지만 해도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SPA 강자였다. 그러나 그해 촉발된 한·일 갈등과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탑텐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감소하자 발열 내의 히트텍 10만 장 증정 행사를 했다. 탑텐은 온에어 20만 장을 풀었다. 온에어는 염 회장이 “한국인에게 일본 내복을 입히지 않겠다”며 내놓은 발열 내의다.

탑텐은 올해도 80여 개 매장을 추가로 여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올해 교외형 매장과 복합 매장 등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며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유통망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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