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미라클 모닝? 코로나블루 이겨낼 루틴으로 MZ세대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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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26 11:52   수정 2021-02-26 11:53

‘작심삼일’ 미라클 모닝? 코로나블루 이겨낼 루틴으로 MZ세대에 인기


△대학생 박지빈 씨는 매일 날짜와 요일을 적어 기상 미라클 모닝을 인증한다(사진 제공=박지빈 씨)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장예진 대학생 기자]대학생 박지빈(명지대·국어국문학과·2)씨는 모두가 잠든 오전 6시에 기상 인증사진을 찍는다. 침대에서 일어나면 창문이나 물 한 잔 등 자유롭게 촬영한 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 업로드를 통해 인증한다. 동시에 ‘소담유채 계정’(sodamuchae_official)에 하루 계획 3가지를 작성한다. 박 씨는 1월 16일부터 매일 아침 ‘독서 30분 이상’ ‘운동30분 이상’ ‘다이어리 작성’을 지켜오고 있다. 그는 1월 16일부터 지금까지 미라클 모닝을 지키며 부지런한 아침을 보낸다.

미라클 모닝이란?
박 씨처럼 매일 아침 반복된 패턴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미라클 모닝’이라 일컫는다. 2021년 MZ세대의 목표로 인기인 미라클 모닝은 단순히 일찍 일어나는 것을 넘어 이른 아침 자기 계발이나 의미 있는 일을 정해두고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미라클 모닝의 어원은 2016년 할 엘로드가 쓴 책인 ‘미라클 모닝’에서 시작된 말이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의미 있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작가는 20세에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일찍 일어나 아침을 알차게 보내는 습관을 통해 삶의 태도를 변화시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라클 모닝 책

국내에서는 책보단 SNS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미라클 모닝의 실천자로 가장 잘 알려진 유튜버 ‘김유진 미국변호사’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미라클 모닝’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새벽 기상의 장점을 소개했다.


△(위)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한 유투버 ‘김유진 미국 변호사’. (아래)인스타그램 내 미라클 모닝 인증 게시물.

유튜브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도 미라클 모닝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미라클 모닝 게시물은 30여만 건에 달한다. 여기에 미라클 모닝을 공유하자는 게시물과, 본인의 미라클 모닝을 인증하는 게시물 등 미라클 모닝과 관련된 사진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우울감 떨쳐내려 미라클 모닝 시작한 20대
현재 SNS에서 유행하는 미라클 모닝은 잠깐 스쳐 지나가는 새해 유행이 아니다. 미라클 모닝이 대학생에게 유행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코로나19에 대한 우울감과 불안감이었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대부분의 대학생은 코로나19로 인한 무기력감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코로나19가 더 심해지고 학교가 방학을 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특별한 계획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가니 불안해졌다”라며 “코로나19 이후 무기력해지고 나태해진 자신을 발견했다”라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김지은(숭실대·정치외교학과·4)씨는 “코로나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태해졌다”라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본 끝에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 긴 하루를 보내고 싶다”라는 생각에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고 지속하고 있다.

다양한 자기계발, 저마다 다른 실천 방식
미라클 모닝의 실천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김지은 씨는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입을 헹군 후 물 한 잔을 마시며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다. 그리고 줌을 통해 함께 미라클 모닝을 하는 지인과 독서 미팅을 한 후, 다짐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를 종이에 적고 찍어 ‘챌린저스’라는 앱에 인증한다. 김 씨는 온라인 독서미팅 뿐만 아니라 온라인 PT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2.5단계로 인해 헬스장에 가지 못해 온라인 PT를 하게 됐다”라며 “오히려 다양한 운동을 집에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모든 아침 루틴을 마치면 오전 9시가 된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는 김혜미(배화여대·중어중문학과·4)씨는 아침에 일어나 중국어 단어를 10개씩 외운다. 이 밖에도 요가, 헬스와 같은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외국어 공부, 책이나 신문 읽기 등 각자 원하는 생활 습관을 결정한다. 거창한 계획뿐 만 아니라 ‘물 1L 마시기’ ‘명상하기’ ‘일기쓰기’ ‘확언하기’ 등 소소한 생활 습관도 포함된다. 즉 실행 시간을 ‘아침’이란 범주 안에서 자유롭게 정하면 된다.


△대학생 김지은 씨의 미라클 모닝 인증사진. 이 모든 활동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기록하고 있다.

의지를 다지는 방법도 가지각색 …파트너와 앱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이러한 미라클 모닝의 인증 방법도 여러 가지다. 박지빈 씨는 모든 미라클 모닝 인증 사진을 ‘소담유채’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 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다. ‘소담유채’란 습관 형성 프로젝트를 하는 대학생 공동체다. 이 공동체는 청춘들이 무언가에 도전하기 어려울 때 함께 동행 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SNS를 통해 서로를 격려한다. 그는 “소담유채라는 공동체를 통해 아침마다 동기부여를 받고, 다른 참가자들의 현황도 정산되기 때문에 자극을 받는다”라며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주기도 하고 응원이 되어주며 하루도 빠짐없이 챌린지를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라클 모닝을 함께 실천하는 사람들과 인증을 하며 의지를 다지는 경우도 있는 반면, 유튜브 ‘브이로그’ 촬영을 통한 인증 방법도 있다. 김지은 씨는 자신의 미라클 모닝을 담은 브이로그를 제작했다. 브이로그 내용에는 자신의 일상 내용을 포함해 ‘미라클 모닝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 ‘미라클 모닝의 효과’를 담았다.


△김지은 씨 유튜브 계정 (사진= 김지은 씨 제공).

이렇게 개인 SNS말고도 자기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한다. 대표적인 목표 달성 앱인 ‘챌린저’는 일정 목표에 돈을 걸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도전한다. 함께 도전 과제를 정한 후 일정의 참가비를 내고 인증샷을 올린다. 목표를 85% 이상 달성하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100% 달성하면 추가적인 상금을 받을 수 있다. 챌린저 앱을 이용한 김가빈(가명·숭실대·3)씨는 미라클 모닝을 위해 2021년 1월 1일부터 ‘챌린저’ 앱을 이용 중이다. 그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약속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라며 “승부욕이 자극되어 더 잘 참여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유캔두 △그로우 △알라미 등 다양한 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챌린저 앱 사진

일찍 일어나기는 어렵지만 뿌듯해…자존감 향상시키는 ‘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을 경험한 대학생은 모두 ‘자신감과 자존감의 향상’을 강조했다. 박지빈 씨(21)는 “오전 6시, 아직 해도 뜨기 전에 하루의 시작부터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쾌감이 짜릿하다“라며 “몇 시간 일찍 일어난 거지만 하루를 더 얻는 기분도 들었다”라고 답했다. 또한 “아침 일찍 일어나 하는 행동들이 엄청난 것들은 아니었지만, 사소한 목표들에 성공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김지은 씨(24)도 “미라클 모닝 이후 생활 패턴이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덜 피곤하고 정신도 더 맑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미라클 모닝의 긍정적인 효과를 말했다. 그는 “단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하루 전체를 승리하고 성취했다는 ‘자존감’이 높아진다”라며 미라클 모닝을 추천했다. 또한 “모두가 잠들어 있어 반응이 없는 새벽 시간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라며 “그 시간을 통해 나를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찍 일어나기’ 습관을 만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대학생 김혜미 씨는 “미라클 모닝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매일 새벽 기상은 아직도 힘이 든다”라며 “아침마다 ‘오늘은 좀만 더 잘까?’ ‘오히려 더 피곤한 건 아닐까?’ 등 온갖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일 아침 일어나기를 성공하면 모든 일에 의지와 활력이 생기는 느낌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미라클 모닝’ 선언효과로 목표 달성 가까워져
전문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자기 계발을 하고 이를 SNS에서 인증하는 행동이 ‘선언효과’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스(Steven C. Hayes)는 실제 실험을 통해 선언 효과를 입증했다. 선언효과란 사람들이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면 그 생각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즉 자신의 목표를 공개적으로 SNS에 공유하면서, 실행을 강화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선언하면 목표 달성에 추진력을 얻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모두 온전히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미래,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감, 지친 2030 세대들은 조용한 아침 나 자신을 마주하고 위로한다. 서로가 소진되는 관계는 잠시 내려놓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혼자가 주는 시간의 위로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나를 성장시킨다.

2020년 코로나19가 들이닥친 이후 집에서 많은 생활을 보내면서 계획했던 일상들이 뒤틀려 나태해지고, 하루가 짧다고 느껴 불안하다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을 의미 없게 보내 이번 2021년은 남다르게 시작하고 싶다면 미라클 모닝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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