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4, 국산차 가격에 즐기는 美 럭셔리 스포츠 세단 [신차털기]

입력 2021-02-28 08:25  



'수입차는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구매장벽을 낮춘 브랜드가 있다.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 그 주인공이다. 캐딜락의 용단이 반영돼 지난해 출시한 스포츠 세단 CT4를 만나봤다. 날카로우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의 CT4는 동급 국산차와 맞먹을 정도로 경제적이면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성능과 편의성을 갖추고 있었다.

국내 출시된 CT4는 후륜구동(RWD) 방식의 2.0 가솔린 터보 모델이다. 전장·전폭·전고는 4755·1815·1425mm이며 축간거리는 2775mm다.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 토크 35.7 kg·m의 성능을 낸다. 차의 크기와 성능에서부터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고객들이 타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CT4의 외관은 날렵하지만 가볍지 않고 우아하지만 무겁지 않았다. 좌우로 길게 펼쳐진 크레스트형 스포츠 메쉬 그릴과 전조등은 넓게 벌어진 차체 모습을 강조한다. 전조등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주간주행등(DRL)은 CT4의 존재감을 더해줬다.

루프라인은 트렁크 끝에 수줍게 부착된 스포일러까지 부드럽게 이어진다. 후면부는 전조등과 같이 y자를 그리는 후미등으로 통일감을 높이고 듀얼 머플러 팁으로 강력한 성능을 과시한다.

통상 후륜구동 차량은 차량 뒷편에 구동축을 장착하면서 전륜구동 차량에 비해 뒷좌석이 좁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국산 동급 후륜구동 차량도 뒷좌석 공간은 성인 남성이 타기에 빠듯할 정도로 제한적이다.


캐딜락 CT4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뒷좌석 문을 열고 앉자 의외로 넓은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먹 하나는 충분히 들어가고 남는 레그룸은 물론 헤드룸도 동급 차량 대비 넉넉했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303L로 제한적이지만, 역시 동급 차량들과 비교하면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운전석에 앉자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반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엔진 회전수와 속도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구성되고 가운데 부분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속도와 연비 등의 정보를 표기하고 있었다. 기어노브와 컵홀더 등의 디자인도 다소 미국차스러운 투박함이 엿보였다.


디자인과 편의사양에서는 다소 고루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사용자 편의를 고민한 흔적도 드러났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10인치대 널찍한 메인 디스플레이를 달고 나온다. 하지만 CT4 디스플레이는 8인치로 작는 크기다. 대신 운전자 눈높이에 맞춰 기울어진 각도로 장착돼 보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아날로그 계기반 너머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장착됐다는 점이나 투박한 기어노브 안쪽으로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은 예상 외의 배려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어댑티브 리모트 스타트 등의 기능도 갖췄다.

이에 더해 곳곳의 가죽 마감은 눈으로 보기에도 고급스러웠고 시트도 몸을 편안하게 잡아줬다. 브랜드가 표방하는 '아메리칸 럭셔리'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노멀 모드로 주행에 나선 CT4는 전륜구동 컴포트 세단과 같이 조용하고 쾌적한 승차감을 선보였다. 뒷좌석에 누군가를 태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딜락은 CT4에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댐핑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최고 수준의 제동력을 자랑하는 브렘보 브레이크를 탑재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엔진회전수가 오르며 CT4의 진짜 얼굴이 드러났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낮은 엔진회전수(1500rpm 이상)에서도 최대 토크를 뿜어내 무섭게 가속하기 시작했다. 배기음은 만족스러울 정도로 커졌고 노면을 훑는 승차감도 느껴졌다.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더욱 재미있는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제로백은 7초대다.


CT4의 또 다른 매력 요인은 경제성이다. CT4의 가격은 4935만원으로, 옵션 사양을 비슷하게 맞춘 동급 국산 차량 가격도 49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차이가 없다. 공인 연비도 복합 기준 10.6km/L로 준수하다. 100km/h 정속주행을 하니 평균 연비가 15km/h로 훌쩍 뛰어 올랐다. 약간의 출력 저하를 감수한다면 고급유가 아닌 일반유를 써도 된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다만 국내에 2.0 가솔린 터보 모델만 출시됐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에서는 320마력의 2.7 가솔린 터보 모델(CT4-V)이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는 472마력을 내는 최상위 모델 CT4-V 블랙윙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출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2.0 가솔린 터보 모델의 성적이 상위 모델 출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 편의사양이 다양하진 않은 만큼 운전에 능숙하지 않다면 선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차로유지보조 기능은 기대할 수 없고 후륜구동 특성 탓에 미끄러운 코너를 고속으로 달릴 경우 자세가 흐트러져 오버스티어 현상이 발생하기 쉬워 운전에 주의가 요구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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