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에 역베팅하지 말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장기 낙관론을 고수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출렁이고 있지만 채권 투자는 멀리하고, 자사주 매입을 늘리는 등 기존 입장과 같은 투자법을 재차 강조했다.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미국 내 고정자산 규모는 감가상각 후 원가 기준 1540억달러(약 173조원)에 달한다. 두번째로 미국 내 고정자산이 많은 기업은 통신기업 AT&T로 1270억달러(약 143조 20억원) 규모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작년 연간 순이익으로 425억달러(약 48조원)를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48%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 낮은 219억달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다. 반면 작년 4분기 실적은 회복세가 뚜렷했다. 벅셔해서웨이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많았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에 비해 14% 높았다.
버핏 회장은 “1981년 9월 15.8%이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작년 말 0.93%에 그쳤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버핏 회장의 발언은 지난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주식시장이 휘청이는 와중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버핏 회장이 작년 내놓은 이야기와 같다. 버핏 회장은 작년에도 주주 서한을 통해 “앞으로 금리가 지금과 비슷하고, 기업에 대한 세율도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면 채권보다 주식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올들어서도 약 40억달러(약 4조 504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버핏 회장은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의 주당 보유가치를 높이고, 벅셔해서웨이가 향후 어떤 기회나 문제에 직면할 경우 이에 투입할 만한 충분한 자금을 남겨두도록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작년에도 같았다. 버핏 회장은 남아도는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적극 사용하겠다고 앞서 밝혔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주장이다. 버핏 회장은 “좋은 회사를 적절한 가격에 현금으로 살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M&A 쟁탈전이 잦아지면서 기업 가치보다 가격이 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벅셔해서웨이 주총은 오는 5월1일 열린다. 작년과 같이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찰리 멍거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을 비롯해 역시 부회장을 맡고 있는 아지트 자인, 그레그 아벨도 주주총회에 참여한다. 자인 부회장과 아벨 부회장은 버핏 회장의 후임을 놓고 경쟁 중인 이들이다. 버핏 회장은 "2022년엔 오마하에서 기존 '벅셔 스타일' 대면 주주총회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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