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를 비롯한 9개 대학은 이번 학기 22명의 교수가 공동 진행하는 4개 과목을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수강 인원은 약 100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세대와 충북대는 생물학실험 교육용 가상현실(VR) 콘텐츠도 공동 개발 중이다.
고려대를 비롯한 서울 동부권 대학들 역시 원격수업 공유에 나섰다. 고려대는 최근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성균관대, 경희대와 디지털 교육 콘텐츠 및 기술 공유 등을 골자로 한 혁신공유교류협정을 맺었다. 구체적인 원격수업 및 교육 플랫폼 공유 방안은 혁신지원사업 공동 성과포럼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 대학 간 공유협력 사업, 이른바 ‘공유대학’은 정부 계획에 따라 지방대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비용 증가 및 수업의 질 하락 문제가 대두되면서 서울 주요 대학도 자발적으로 이 같은 공유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이종수 연세대 교무처장은 “대학 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에만 10억원을 투자했다”며 “참여 대학 학생들이 연합해 창업동아리를 만들면 재정 지원을 하는 등 대학 간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수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 전문대학들도 공유협력 체계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대전보건대와 영남이공대, 울산과학대, 인덕대, 전북과학대, 제주한라대 등은 지난달 16일 원격강좌 협의체인 ‘6UNICON(6 UNIversity CONsortium)’을 발족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기획 및 개발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각 대학의 대표 강좌를 다른 대학 학생에게 열어 전문대의 차별화된 교육서비스를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학 간 공유협력 사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추진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8년 24개 서울권 대학이 모여 출범한 서울형 공유대학 플랫폼이 2년도 채 안 돼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좌초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사업은 무기한 중단됐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공유대학을 추진하면서 시너지 없는 단순 연합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각 대학이 지닌 고유의 잠재력이 희석되지 않고 학생의 다양성이 발현될 수 있는 학습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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