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장으로 '4兆 실탄'…네이버와 맞짱

입력 2021-03-02 17:04   수정 2021-03-11 18:37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통해 36억달러(약 4조197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페트로차이나(2007년), 차이나모바일(1997년), 알리바바(2014년)에 이어 아시아 기업 중 역대 네 번째 규모다. 쿠팡은 ‘4조원 실탄’을 장착함으로써 쇼핑과 콘텐츠, 물류, 금융 등을 융합한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서 네이버, 카카오의 강력한 적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범석, 상장 후도 경영권 유지
2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수정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공모 희망 가격을 주당 27~30달러 수준으로 산정했다. 이번 기업공개(IPO) 대상 주식(클래스A)은 1억2000만 주다. 최대 36억달러(약 4조197억원)를 조달하는 셈이다.

30달러를 기준으로 한 쿠팡의 전체 시가총액(17억671만4142주×30달러)은 510억달러(약 56조94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이날 상장 후 5%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주요 주주 명단을 공개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지분 39.4%)와 그린옥스캐피털(19.8%), 매버릭홀딩스(7.7%) 등이다.


개인 최대주주는 그린옥스캐피털 창업자이자 비상임이사인 닐 메타(19.8%)다.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사진)은 클래스A 주식은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일반 주식의 29배에 달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B 주식 전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 후 76.7%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은 클래스A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김 의장이 전환을 신청할 경우 상장 후 지분율은 비전펀드 33.1%, 그린옥스 16.6%, 메타 16.6%, 김 의장 10.2% 순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비전펀드 외에 다른 벤처캐피털들은 투자 기간이 길었던 만큼 상장 후 이익 실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쿠팡은 주요 경영진과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주식보호예수 기간을 최대 180일로 명시했다.
플랫폼 경쟁서 3자 경쟁 구도 예상
쿠팡의 상장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양분하던 ‘플랫폼 왕국’이 삼분(三分)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쿠팡은 ‘빠른 배송’을 무기로 온라인 쇼핑에서 출발했을 뿐 소비자들을 ‘쿠팡 왕국’에 묶어두겠다는 의미에서 최종 지향점은 네이버, 카카오와 동일하다.

‘4조원 실탄’의 핵심 공략지는 물류, 콘텐츠, 음식 배달로 집약될 수 있다. 쿠팡은 수도권 외 전국 7개 지역에 약 8700억원을 들여 풀필먼트(통합물류대행)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국 어느 곳이든 쿠팡 물류센터와 11㎞ 안에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의 ‘캐시 카우’인 스마트스토어의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위주인 쿠팡은 아마존이 그랬듯 제3자 판매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물류 대행을 통해 제3자 판매상을 대거 유입하면 네이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시장에서도 각축전이 예상된다. 쿠팡은 5일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쿠팡플레이를 통해 생중계하는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는 웹툰 시장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쿠팡, 네이버, 카카오는 다양한 영역에서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동휘/임근호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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