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기타리스트 박지형 “코로나19 터진 후 처음 나서는 독주회, 기타의 매력을 전부 보여줄 것”

입력 2021-03-03 16:54   수정 2021-03-03 16:55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니 긴장되네요. 저도 처음 연습한 곡들도 있어서 그런가봐요."
클래식기타리스트 박지형(28·사진)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연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박지형은 4일 서울 금호아트홀연세에서 독주회에 나선다. 그는 공연에서 이자크 알베니스, 마누엘 폰세, 게오르크 텔레만, 요한 메르츠 등 클래식 기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박지형은 "기타의 다채로운 음색을 들려줄 예정이다"라며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뀐 사조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1년만에 오르는 무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이 취소됐다고 했다. 박지형은 2019년 도쿄 국제기타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우승하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콩쿠르 우승자에게 일본 7개 도시 공연 기회를 제공된다. 박지형은 "원래대로면 일본 전국투어를 마친 후 국내 전역을 돌아야 했다"며 "코로나19가 많은 걸 빼앗아갔다"라고 말했다.

박지형은 아홉 살때 처음 클래식 기타를 잡은 후 줄곧 '기타 영재'란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12세 나이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들어갔다. 2013년에는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주디카엘 페루아에게 5년 동안 기타를 배웠다. 2014년에는 파리 고등 음악원 기타과에 한국인 최초로 입학했다. "

국제 콩쿠르에서 실력을 입증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5년 루마니아 테라 시쿨로룸 국제 기타 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스트라타 국제 기타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7년에는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미켈레 피탈루가 국제 기타콩쿠르에서 준우승했다. 피탈루가 콩쿠르 준우승을 계기로 그는 기타리스트로선 처음으로 병역특례를 받기도 했다.

경력은 탄탄하지만 기타로 클래식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건 고된 일이었다. 다른 악기에 비해 대중성이 확보되지 않아서다. 병역특례를 받은 그는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며 다양한 무대에 섰다고 했다. 박지형은 "학교, 노인정, 요양원 등 장소 가리지 않고 무대에 섰다"며 "설때마다 친숙한 레퍼토리를 제외하고는 관심이 적었다. 클래식 기타리스트로서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고 했다.

여러가지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싶다고도 했다. 익히 알려진 작품말고 듣기 쉬운 곡들을 연주해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로망스, 알함브라의 궁전 말고도 듣기 편한 곡들이 많다"며 "알베니스 작품들이 그렇다. 처음 연주하는 곡들도 이번 공연에서 들려준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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