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결혼 준비보다 중요"…2030 주식투자 이유 1위는?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1-03-06 10:01   수정 2021-03-06 17:34


지난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영향으로 증권 및 암호화폐(가상화폐)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가 2배 넘게 급증했다. 투자 열풍을 반영하듯 순위 경쟁도 치열해졌다. 개미 투자자들이 앱을 보는 시간도 2배 안팎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투자 열풍을 견인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 통칭)의 가장 큰 투자 동기가 '내집 마련'으로 조사되면서 집값 상승에 따른 투자 열풍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상화폐 주요 앱 사용자, 2배 넘게 증가

6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모바일인덱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주요 증권 앱 6개의 사용자는 772만35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2.7배 늘었다. 모바일인덱스는 모바일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사용자 수를 산출한다.

증권 앱 중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 앱 사용자 수는 337.3%(26만1903명→114만5328명) 늘었다. 모바일증권 나무(NH투자증권) 254.7%(30만1727명→107만247명), 키움증권 영웅문S 168.1%(79만8878명→214만1939명), KB증권 M-able 증권 141.9%(37만2717명→90만1638명), 삼성증권 mPOP 132.2%(59만1197명→137만2649명), 미래에셋대우 mStock 86.5%(58만5221명→109만1699명)순이다.

순위 경쟁도 치열해졌다. 1월 사용자 수 순위는 키움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순이다. 1년 전 1위 키움증권과 2위 삼성증권은 자리를 지켰지만 미래에셋대우는 3위 자리를 한국투자증권에 내줬다. 4위였던 KB증권은 6위로 떨어졌다.

1인당 사용시간은 적게는 1.5배, 많게는 2.3배까지 늘었다. 한화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2.3배로 가장 많이 늘었고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1.7배, 키움증권은 1.5배 순으로 집계됐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주요 6개 앱 사용자 수는 지난 1월 181만295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배 늘었다.

이중 코인원이 1년간 261.9%(3만8848명→14만595명) 상승하며 가장 크게 늘었다. 이어 바이낸스 231.8%(2만3222명→7만7055명), 고팍스 124.9%(1만6416명→3만6920명), 업비트 112.6%(39만9698명→84만9887명), 빗썸 81.5%(36만8863명→66만9492명), 코인판 44.6%(2만5144명→3만6346명) 순으로 사용자 수가 늘었다.

가상화폐 관련 앱 순위 변동은 크기 않았다. 1월 가상화폐 사용자 수 순위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바이낸스, 고팍스, 코인판 순으로 나타났다. 1~3위는 자리를 지킨 가운데 지난해 1월 4위였던 코인판은 6위로 떨어지고 4위와 5위에 바이낸스와 고팍스가 이름을 올렸다.

사용시간 증가는 증권 앱 보다 두드러졌다. 업비트와 고팍스가 각각 3.6배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코인원 2.1배, 빗썸 2배, 코인판 1.9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 앱은 수수료 등 이벤트에 따라, 가상화폐는 거래소마다 취급하는 코인과 가격에 따라 사용자 변동이 있는 경향"이라며 "지난해 시장 변동이 커 투자자들 관심이 쏠리면서 사용자 수도 사용 시간도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열풍 견인한 MZ,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사용자 비중이 늘어난 연령층은 대체로 20대로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모든 11개 증권 및 가상화폐 앱에서 20대 비중만 늘고 나머지 연령층 비율은 소폭 줄었다.

젊은 층의 투자가 늘어난 이유는 부동산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7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5~39세 남녀 7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밀레니얼 세대가 꼽은 금융 투자 이유는 '주택구입 재원 마련'(31%)이 가장 많았다. '은퇴자산 축적'(23%), '결혼자금 마련'(15%) 보다 더 높은 수치다.

미래에셋연구소는 "조사 대상자 중 자가 거주 비율이 34%로 낮은 편이며 10명중 7명 이상이 내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한 점을 보면, 최근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밀레니얼과 같은 젊은 세대들에게 주거안정 니즈가 더욱 절실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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