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따라 뇌동매매 말고 차라리 주식투자 쉬어라"

입력 2021-03-05 17:27   수정 2021-07-14 16:45


“이럴 땐 주식 투자를 차라리 쉬는 게 돈 버는 겁니다.”

펀드매니저 A씨는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 개미(개인투자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장이라며 이렇게 조언했다. 그는 코스피지수로만 보면 작년 말 대비 6% 정도 올랐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계좌를 확인해 보면 손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줏대 없이 남을 따라 하는 ‘뇌동매매’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변동성은 일봉 차트에서 뚜렷합니다. 한국 증시뿐 아니라 나스닥지수도 일봉이 길어요. 그만큼 하루 동안 주가가 크게 출렁인다는 의미입니다. 변동성은 다른 말로 기회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말이 쉽지 주가 흐름을 누가 압니까. 경험상 이런 장에서 분위기에 휩쓸리면 열에 아홉은 돈을 잃습니다. 지금은 뉴스나 루머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A씨는 변동성의 원인으로 들썩이는 금리를 꼽았다. 아직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에 대해 꿈쩍도 않고 있지만 시장은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양상이다.

A씨는 “시장 금리가 뛰고 원유 구리 등 상품 가격이 급하게 오르면서 시장 참가자가 모두 불안해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개미의 참여도가 워낙 높아 변동성이 자가발전하고 스노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관은 개미의 뇌동매매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뉴스로 특정 종목이 급하게 오르면 개미가 달려들 것을 알고 팔아버린다는 것이다.

얼마 전 현대차와 지난 3일 포스코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해당 종목의 본질에서 벗어난 가격대가 나오면 기관이 팔고 개미가 산다는 얘기다.

작년엔 이런 상황에서 개미가 승리했다. 돈이 개인을 통해 증시로 몰려드는 장이었고 실적으로 판단하는 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엔 실적으로 주가를 판단하면 바보가 되는 분위기였다.

A씨는 이제 ‘본게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금리가 자꾸 들썩이는 것은 경기 회복세를 의미하고, 경기 회복에 따라 진짜로 실적이 좋아지는 회사를 찾는 게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실적이 좋아지는 회사를 찾으려면 결국 전문가인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애널=구라쟁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어요.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볼 때 ‘사라’만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그 애널이 사라고 해서 샀더니 손해만 봤다’고 나쁜 소리를 합니다.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맞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실적을 추정하는 전문가입니다. 실적을 어떻게 추정했는지 그 근거를 보는 게 핵심입니다.”

A씨는 현시점에선 투자자 스스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뭘 믿고(예상하고) 이 종목에 투자할 것인가’가 분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경기 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믿는다면 시클리컬(경기 민감) 종목을 사야 한다. 하지만 금리가 들썩이는 게 잠깐의 노이즈라고 판단한다면 성장주에 베팅해야 한다.

그런데 둘 중 어느 쪽도 자신이 없고 판단이 어렵다면 차라리 주식 투자를 쉬라고 조언했다. 이런 장에선 무엇보다 ‘털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주식 투자로 성공한 사람 베스트 3’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이다. 3위는 게으른 사람, 2위는 구치소에 간 사람, 1위는 주식계좌 비밀번호를 까먹은 사람이란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뇌동매매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것이다. 비록 게으름이나 타의에 의해 기다린 것이더라도 주식 투자에서 기다릴 줄 아는 느긋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얘기다.

느긋함은 어디서 나올까. ‘내가 이 종목에 투자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기다릴 수 있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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