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항공기 보조금' 보복관세 넉 달 유예 합의

입력 2021-03-07 17:48   수정 2021-03-08 01:28

항공기 보조금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벌여온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보복관세 부과를 4개월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 정부도 비슷한 내용의 합의를 이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강조해온 ‘동맹국과의 관계 복원’ 연장선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EU와 미국은 항공기 보조금 분쟁으로 부과된 관세를 유예하는 데 합의했다”며 “이번 조치는 양측 기업과 산업계에 좋은 소식이며 앞으로 경제 협력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EU와 미국은 그동안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문제를 놓고 심각한 무역갈등을 겪어왔다. 미국 정부는 2019년 EU산 와인, 위스키 등 75억달러(약 8조1300억원) 규모의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세계무역기구(WTO) 판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이에 대응해 EU도 미국 보잉사 항공기 등 미국산 제품에 40억달러(약 4조3360억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매기는 등 양측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그러다 이날 화해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기업이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보잉, 에어버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기 전에 EU와 미국이 서로 합의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보잉과 에어버스의 과점 구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EU의 관세 유예는 전날 미국과 영국이 상대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4개월간 유예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내려진 조치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나선 영국은 미국과 공동 성명을 내고 항공기 보조금 문제로 촉발된 양측의 보복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영국산 주류, 치즈 등에 부과해온 고율의 보복관세는 일시적으로 사라진다. 올초 영국 정부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중단을 선언하며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영국은 EU와는 별개로 미국과 합의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