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사진)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뒤에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수사에서 배제됐다”는 일반적인 여론과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박 후보는 11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LH 사태와 관련해 검·경 공조 수사 방안을 묻는 질문에 “만약 검찰이 지금까지 정의롭게 수사했고 당당하다면 ‘우리가 이번에 LH 사건은 이런 역할을 하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말을 못 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떻게 하는지 보자’는 자세로 읽힌다”며 “옳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번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은 경찰이 수사를 총괄하고 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시·도경찰청, 국세청,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등으로 구성됐고, 검찰은 배제됐다. “수사본부에 검사를 파견하지 않는 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원칙”(최창원 국무조정실 1차장)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박 후보는 여권 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주장에는 “시기적으로 때가 이르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느 정권도 검찰 개혁을 해낸 정권이 없다는 점에서 점수를 드린다”면서도 “다만 저는 단계적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이다. 개혁을 너무 몰아치면 기득권의 반발과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야권 잠룡으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서는 “(2013년) 국정원 수사 당시 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해서 간간이 일이 있을 때 연락을 주고받아 왔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제가 (다른 후보보다 윤 전 총장과) 가장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여당 유력 대선주자의 장단점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앞서가는 정책을 구현하는 것이 장점인데 속도감이 너무 빠를 때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에 대해선 “돌봄영역이 공공영역으로 크게 확대되는 상황에 복지체계를 새로 구축하는 부분에서 브랜드를 만드신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조금 더 단호해야 하지 않나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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