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는 AI 위한 '슈퍼 하이웨이'…초연결 지능형 플랫폼 만들 것"

입력 2021-03-16 17:23   수정 2021-03-17 01:31


“5G(5세대 이동통신)는 인공지능(AI)을 위한 ‘슈퍼 하이웨이’예요. AI를 위한 초연결, 초지능 고속도로입니다. 이전 세대의 통신망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면 5G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까지 연결합니다. 5G망에 올라탄 AI를 활용해 더 편리하고,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6일 경기 성남시 SK텔레콤 판교사옥에서 만나 “더 나은 삶과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초연결 지능형 서비스 플랫폼을 위한 연구개발(R&D)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애플에서 음성인식개발팀장 등을 지낸 세계적인 머신러닝 전문가다. 2018년 2월 SK텔레콤의 신설 조직인 AI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됐고 이듬해 말 CTO 자리에 올랐다. 고도의 보안 속에서 기술 개발에 전념해온 김 CTO가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반도체 직접 개발…인프라 강화
SK텔레콤이 지향하는 바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AI다. 고객이 ‘지금 AI 기술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그저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선이란 얘기다. 그는 “구글과 아마존은 AI 기업이지만 AI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며 “SK텔레콤 역시 주력 사업인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4대 사업에 AI를 활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 플랫폼, 서비스, 앱까지 전 영역에 걸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작년 11월 공개한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은 AI 인프라를 위한 첫걸음이다. 사피온 X220은 AI 추론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다. SK텔레콤이 직접 설계했다. 범용으로 쓸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달리 클라우드 환경에서 AI 연산을 실행할 목적으로 만들어 성능은 1.5배가량 빨라지고 전력도 약 20% 적게 들어간다. 중앙데이터센터부터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에 필요한 소규모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 올 1월 ADT캡스의 영상보안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에 사피온 X220을 활용한 데 이어 올해 SK텔레콤의 다른 서비스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김 CTO는 “내년 말엔 더 발전한 사피온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영상과 관련한 ‘비전 AI’도 SK텔레콤의 주력 분야다. AI를 활용해 영상의 화질을 높여주는 슈퍼노바는 이미 상용화했다.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방송그룹과 캐스트닷에라(Cast.era)라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방송 콘텐츠를 SD 화질에서 HD 화질로 바꿔주는 솔루션을 도입 중이다. 스마트팩토리에도 비전 AI를 활용하고 있다. 부품의 결함을 찾는 등 특정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을 넘어 ‘범용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언어·영상 동시에 이해하는 AI 만들 것”
‘한국판 GPT-3’와 같은 대규모 일반 언어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SK텔레콤의 과제다. 오픈AI가 개발한 GPT-3는 자연어 기반 AI로, ‘역사상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일반 언어 AI 모델이 나오면 ‘누구’ 같은 AI 에이전트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문서를 빠르게 요약·분류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앞서 한국어 언어 모델인 KoGPT-2와 KoBERT를 개발해 챗봇 서비스, 음성 상담 등에 적용했다. 김 CTO는 “고객이 우리에게 주는 데이터 대부분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다”며 “텍스트 정보를 잘 처리할 수 있는 언어 AI 모델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영상과 텍스트, 음성 등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멀티 스킬 AI’도 관심있게 보는 분야다. 김 CTO는 “AI는 ‘빨갛다’란 말을 텍스트로만 이해할 뿐 빨간색 그림과 연결짓지 못한다”며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등을 연관지어 학습시키면 활용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난도 학습 기술이 필요하지만 성공한다면 GPT-3 이상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에게 알맞은 서비스와 상품을 추천하기 위한 AI에도 집중하고 있다. 11번가의 상품 추천이나 Btv, 플로의 콘텐츠 추천 등에 기술을 적용 중이다. 김 CTO는 “통신회사를 뛰어넘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AI 기술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를 위한 AI’가 있다. ‘메타 러너’란 이름의 솔루션으로 AI 모델 작업을 도와준다. 그동안 사람이 해온 일을 AI가 대신한다는 얘기다. 김 CTO는 “박사학위를 가진 리서치 전문가가 6개월 동안 해야 했던 일을 메타 러너는 3주면 할 수 있다”며 “작년부터 상용화해 내부 AI 모델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데 더 다듬어서 외부에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윤 CTO

△1971년생
△KAIST 전기전자공학 학사
△스탠퍼드대 전기전자공학 박사
△SRI인터내셔널 음성인식랩 연구원
△네오스피치 공동창업자 및 CTO
△노바리스테크놀로지 CEO
△애플 음성인식개발 총괄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장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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