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대화 유출 논란은 어쩌고…이루다 개발사 "인간수준 AI 만들겠다"

입력 2021-03-18 16:37   수정 2021-03-18 16:39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김종윤 이루다 개발사 대표가 벤처 투자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인간수준의 인공지능(AI)를 만들겠다고 밝혀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는 전날 오전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최한 조찬 모임에서 "(이루다처럼) 인간 수준의 대화가 가능한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이루다의 성과와 숙제' 주제로 강연했다. 내용은 주로 이루다의 성과 지표를 강조하며 스캐터랩의 성장성을 확신하는 것이었다고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루다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루다는 20세 여대생으로 설정됐는데 지금까지 나온 어떤 AI 챗봇보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루다는 서비스 2주 후 누적 가입자가 82만명이었으며 서비스 종료 시점에는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가 39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루다는 성희롱, 소수자 혐오, 개인정보 유출 등 숱한 논란도 낳았다. 이루다의 모태가 된 방대한 대화들을 확보·가공한 개발사 스캐터랩은 대화 당사자들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금은 정부 조사를 받는 중이다.


김 대표가 운영중인 스캐터랩은 연애 분석 애플리케이션 '연애의 과학'·'텍스트앳' 등으로 연인들 카톡 대화를 수집해 챗봇 이루다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한 정황이 드러나 정부 조사를 받는 중이다.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텍스트앳' 등 연애 분석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약 100억건의 카톡 대화를 수집했으며 이 중 1억건을 추려 이루다 개발에 사용했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남용 논란이 불거지자 이루다 개발에 쓰인 1억건의 데이터베이스(DB)는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100억건의 원본 DB는 폐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캐터랩 서비스를 사용한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위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서 김 대표의 강연 소식을 전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과거 '연애의 과학'을 쓴 한 이용자는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 나와 성과를 자랑했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중이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이용자가 신뢰하지 않고 외면하면 의미 없다"며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이면 투자나 채용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VC·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투자자들 앞에 서는 스캐터랩의 사정이 이해가 간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스캐터랩 주요 투자사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스캐터랩 관련 영업권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간주해서다.

김태동 기자 na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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