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 1라운드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의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파70·7125야드)는 난코스로 유명하다. 잭 니클라우스(81·미국)가 2001년 코스를 개비할 때 조성한 15~17번홀은 악명 높은 ‘베어 트랩(Bear Trap)’으로 불리며 선수들을 괴롭혀왔다. 곰덫의 작동 버튼은 바람이었다. 이날 선수들은 ‘골프 제왕’ 니클라우스가 낸 숙제를 오전과 오후에 달라진 바람의 세기에 따라 다른 난도로 풀어야만 했다.
초속 2~4m 수준의 미풍이 분 이날 오전에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존스, 와이즈, 헨리 모두 오전에 경기를 시작했다. 존스는 “바람이 세지 않아 코스 곳곳에 있는 해저드를 피해 정확하게 공을 쳐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며 “내일도 바람이 승부를 가르는 중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들어 바람이 초속 10m의 강풍으로 변하자 코스는 본색을 드러냈다. 베어 트랩을 구성하는 홀마다 있는 호수가 바람을 타고 온 선수들의 공을 집어삼켰다. 브라이언 스튜어드(미국)는 17번홀(파3)에서 공을 3개나 호수에 빠트리며 11타 만에 홀아웃해 ‘옥튜플 보기(8오버파)’의 수모를 겪었다. 루크 도널드(영국)도 이 홀에서 ‘섹튜플 보기(6오버파)’로 무너졌다.
임성재는 베어 트랩에서 1타도 잃지 않았다. 15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17번홀(파3)에서도 벙커 턱에 걸렸지만 두 번 모두 깔끔하게 파를 지켜냈다. 임성재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2라운드를 기약했다. 그린 적중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아이언샷이 흔들렸지만, 쇼트게임과 퍼트가 빼어났다.
올 들어 치른 3개 대회에서 모두 예선 탈락한 노승열(30)은 공동 43위(이븐파 70타)에 올라 부진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14번홀까지 보기 4개에 버디 1개로 3타를 잃고 있던 노승열은 17번홀(파3) 버디, 18번홀(파5) 이글로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다. 2오버파 72타를 적어낸 안병훈(30)은 공동 63위에 그쳐 4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이경훈(30)도 2오버파를 쳤고, 최경주(51)는 3오버파 공동 96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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