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대 철강사 일본제철, 국내 생산거점 줄이는 이유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3-29 07:34   수정 2021-03-29 07:42



일본 최대 철강회사인 일본제철도 사업재편을 통해 탈석탄화 물결에 대비하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을 재편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전기로 중심으로 생산설비를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가동년수가 30년을 넘은 미국 인디아나주 자동차용 강재 공장 두곳을 미국 철강회사인 클리블랜드클립스에 매각했다. 대신 미국 앨라배마주에 아르셀로미탈과 50 대 50의 지분비율로 설립한 합작회사에 수백억엔을 들여 새 전기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전기를 이용해 철 스크랩을 녹여 강재의 원료를 만드는 전기로는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태워 철광석을 가열하는 고로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다. 전기료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수요의 변동에 따라 증산과 감산을 조절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새로 전기로를 짓는 미국은 원료인 철스크랩의 확보가 쉽고 전력공급이 안정적이어서 최적의 입지로 평가된다. 환경규제가 엄격한 유럽에도 유효한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일본제철은 앞으로 아르셀로미탈 합작회사의 전기로에서 생산한 '친환경 철강'으로 미국의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은 도요타와 혼다가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동년수가 50년을 넘은 일본내 생산거점도 쇄신하기로 했다. 최대 고객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김에 따라 수요가 줄어든 국내 생산시설을 축소할 계획이다. 대신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진출한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국에 생산거점을 늘리기로 했다.

최신설비와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 철강회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일본 철강업계는 생산설비 노후화와 중국 경쟁사들의 약진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9년 일본의 조강생산량은 10년 만에 1억t을 밑돌았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사장은 "일본의 조강생산량이 다시 1억톤을 회복하는 것은 어렵다"며 국내 생산거점을 추가 통폐합할 계획을 시사했다.

대규모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재무위기에 빠졌던 도시바도 사업재편을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11월 '2025년까지 매출 4조엔,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한다'는 회사 재건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제시한 '2023년 매출 4조엔 이상, 영업이익률 8~10%'에 비해 매출 목표는 느슨하게 바꾼 대신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시바는 2006년 미국 원자력발전 회사인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약 6조2000억원)에 인수했지만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채무초과 상태에 빠졌다. 이 때문에 2017년 8월에는 주식이 도쿄증시 1부시장에서 2부시장으로 강등되는 굴욕도 맛봤다.

도시바는 이후 도시바메모리를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털-SK하이닉스 연합군에 매각하고 해외원전과 건설 사업부 등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발빠르게 정리했다.

재생에너지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것은 휘청거렸던 회사를 추스리는데 크게 기여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규모는 앞으로 10년간 50조~80조엔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양을 '제로(0)'로 줄여 탈석탄사회를 실현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영향이다.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도시바의 재생에너지 사업 매출도 2019년 1900억엔에서 2025년 3500억엔으로 1.8배 늘어날 전망이다.2030년에는 6500억엔으로 3.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도시바는 2020~2022년 3년간 1600억엔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2017~2019년 3년 동안 투자규모의 5배다.

시장으로부터 재건계획의 성과를 인정받은 덕분에 지난 1월말 도시바 주식은 3년 만에 1부로 승격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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