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규모 줄이고 공연은 짧게…코로나 시대, 오페라가 사는 법

입력 2021-03-31 17:31   수정 2021-03-31 23:59


오페라 무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규모가 줄고 공연 길이도 짧아진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피하려 내놓은 대책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오페라를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200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에 올렸던 작품을 자유소극장(300석) 무대로 옮기는 것. 4월 6~25일 열리는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를 통해서다.

소극장오페라축제는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을 지낸 오페라 연출가 문호근(1946~2001)이 만들었다. 오페라도 뮤지컬이나 연극처럼 소극장 무대에 올려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였다. 재정난 때문에 2017년 중단했다가 4년 만에 다시 열린다.

올해 축제에선 오페라 ‘김부장의 죽음’ ‘달이 물로 걸어오듯’ ‘춘향 탈옥’ 등 국내 창작 오페라 세 편을 초연한다.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엄마 만세’, 쿠르트 바일의 ‘서푼짜리 오페라’도 번안해 들려준다.

공연 길이는 대폭 줄였다. 인터미션(중간휴식)을 포함해 2~3시간 걸리는 전막 오페라를 약 90분으로 압축했다. 또 합창단은 빼고 성악가와 오케스트라만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단들도 무대 규모를 앞다퉈 줄이고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4월 10일 서울 월계 꿈의숲아트센터에서 오페라 콘서트 ‘오페라 톡톡, 모차르트 바스티앙과 바스티엔’을 선보인다. 주요 대목만 골라 들려주며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을 곁들인다.

국립오페라단도 오페라 콘서트로 올해 첫 공연을 시작한다. 4월 9일부터 사흘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여행’을 연다. 주세페 베르디, 샤를 구노, 자코모 푸치니 등 오페라 거장들의 주요 레퍼토리에서 독창과 이중창만 추려서 들려준다.

오페라단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3월 25~28일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접어야 했다. 출연진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서였다. 국립오페라단도 3월 12~13일 경남 진주에서 열려던 오페라 ‘라보엠’을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했다. 합창단, 기술진 등 100여 명이 함께 연습하려면 집단 감염 위험이 커져서다. 전막 공연을 포기하면 이런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합창단을 빼면 리허설에 참여하는 출연진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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