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나비효과'…e커머스 몸집 불리기 전쟁

입력 2021-04-04 17:01   수정 2021-04-05 00:39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가 거래액 확대를 위한 전면전에 들어갔다. 거래액은 플랫폼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쿠팡이 불을 댕긴 ‘덩치 키우기’ 싸움이 업계에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계획된 적자’로 외형을 키워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의 사례를 지켜본 경쟁 업체들은 출혈 경쟁도 불사하며 외형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쿠팡발(發) ‘치킨게임’ 본격화
가장 공격적인 곳은 네이버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주주 서한을 통해 스마트스토어의 올해 거래액을 전년 대비 50% 증가한 2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5년 뒤 네이버에 개설된 스마트스토어를 현재(3월 말 기준 약 42만 개)의 두 배 이상인 100만 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작년까지는 독과점 지적을 피하기 위해 쇼핑 거래액을 축소하거나 숨기는 경향이 강했다”며 바뀐 분위기를 전했다. 네이버의 중심축이 검색에서 쇼핑으로 옮겨가면서 쿠팡과의 진검 승부가 불가피해지자 본격적으로 공격 모드로 전환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상장으로 약 5조원을 조달한 쿠팡은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치킨게임’ 양상으로 만들고 있다. 2일부터 멤버십(로켓와우) 회원이 아니더라도 로켓배송이 붙어 있는 상품을 사면 누구나 구매가에 관계 없이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로켓와우 가입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캠페인을 시작하며 ‘대상 고객과 기간은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다’며 기한을 특정하지 않았다. 경쟁자들이 백기를 들 때까지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경쟁적으로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이며 외형 확장을 꾀하는 SSG닷컴과 롯데온의 맞수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SG 랜더스 야구단 창단과 함께 롯데와의 대결 구도를 강조하며, 이를 SSG닷컴 강화 기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이베이·마켓컬리도 ‘플랫폼 전쟁’
이르면 이달 말 매각가가 결정될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 운영)도 ‘덩치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5~11일 나이키 등 국내외 인기 스포츠 브랜드를 포함해 1500여 판매상(셀러)과 손잡고 ‘최대 76% 할인’ 행사를 연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스포츠·레저 행사로는 연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외형보다는 흑자를 내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미국 본사가 한국 사업체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전략이 180도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작년 하반기에만 거래액을 약 3조원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각을 앞두고 거의 모든 가용 자원을 마케팅에 쏟아부으며 거래액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업체 역시 ‘플랫폼 전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올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는 티몬은 업계 최초로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을 내놨다. 단일 상품을 게시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하긴 했지만, 입점 업체에 대해 6~15%가량의 수수료를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1%를 장려금으로 주는 것이어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 상장설(說)이 나오고 있는 마켓컬리가 최근 서둘러 경기 김포 물류센터를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시장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쿠팡이 신선식품 물류를 강화하고 있고,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 혈맹을 맺으며 신선식품 쪽을 대폭 보완했다”며 “마켓컬리로선 상장을 앞두고 국내외의 주목을 끌기 위해 최대한 마케팅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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