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남기는 마음으로…열린책들 35년 역사 담았죠"

입력 2021-04-04 17:59   수정 2021-04-05 00:16


“조선 왕조가 실록과 의궤를 남겼던 마음으로 우리 출판사가 35년 동안 낸 모든 책의 역사를 기록했어요. 저희만의 자랑스러운 아카이브죠.”

도서출판 열린책들의 홍지웅 대표와 딸인 홍유진 기획이사는 최근 발간한 《열린책들에서 만든 책들 1986-2021》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986년 설립된 열린책들은 1999년 단행본 형태의 자사 도서목록을 처음 발행한 후 매년 이를 업데이트해왔다. 2021년판은 총 704쪽이다. 1986년부터 지난 2월 말까지 출간한 2064권의 도서정보와 작가 인터뷰, 작품 해설 등을 담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움베르토 에코 등 유명 작가 30여 명의 인터뷰와 서평도 실렸다. 비매품으로 2000부를 한정 제작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이 책은 열린책들의 발자취이자 독자를 위한 가이드북입니다. 창립 35주년을 맞아 종전보다 더 풍부하고 상세한 정보를 싣고자 했습니다. 책 종수가 많아지다 보니 우리끼리도 헷갈리더라고요. 독자를 미로 속에 갇히게 만들 수는 없잖아요.”

《열린책들에서 만든 책들 1986-2021》엔 출간된 책 소개와 함께 지금까지 몇 쇄를 찍었는지도 공개됐다. 출판사 전·현직 직원 이름도 모두 실렸다. 홍 이사는 “중쇄까지 가지 못한 책이 대부분이지만 전혀 부끄럽지 않다”며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해야 출판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열린책들은 자사 내부 편집 교육용으로 만들었던 콘텐츠도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로 펴내고 있다. 2008년 처음 출간됐고, 올해 13번째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현업 편집자뿐만 아니라 1인 출판사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학생과 직장인 등 독자층이 다양하다. 홍 대표는 “책은 말과 글을 배우는 교본 역할도 한다”며 “후세에도 읽힐 책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출판업계 모두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책들은 이제 2세대 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홍 대표의 아들 홍예빈 이사가 경영을 총괄하고, 홍유진 이사가 콘텐츠 기획을 각각 맡고 있다. 홍 대표는 “나는 현업에서 사실상 완전히 떠났다”며 “젊은 발행인들과 편집팀의 감각을 믿는다”고 했다. “저는 이제 오래된 역사입니다. 떠날 때 떠나야 열린책들의 새로운 역사가 펼쳐질 겁니다. 10년, 100년이 지나도 우리의 기록이 계속됐으면 해요.”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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