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ETF도 이달말에 분배금이 나올까?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입력 2021-04-09 07:00   수정 2021-04-09 07:14



주식에 투자하면 배당을 줍니다. 그렇다면 ETF는 어떨까요? ETF 역시 주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배당과 비슷한 분배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많은 주식형 ETF는 이달 말이죠. 4월말에 분배금을 지급할 예정인데요. 근데 이 분배금, 똑같은 주식을 담고 있는 ETF라도 ETF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오늘은 대체 이 분배금이 어떻게 정해지길래 이런 일이 생기는지부터, 분배금이 지급됐을 때 생기는 분배락은 뭔지, 또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하는 분배금 관련 세금을 줄이는 방법까지 ETF 분배금의 모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ETF의 분배금이란?
분배금은 ETF가 담고있는 자산에서 매매차익말고 다른 수익이 났을 때 이걸 투자자들한테 돌려주는 돈을 의미합니다. ETF가 주식을 담고 있다면 주식 매매 차익 외에 나오는 배당금이 분배금의 재원이 될테고, 채권을 담고있다면 채권 이자가 분배금의 재원이 되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배당이 분배금의 전부라면 기초지수가 같은 ETF들은 모두 분배금이 같아야겠죠. 똑같은 주식을 들고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실제 ETF의 분배금 내역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납니다. 코스피 200 ETF의 지난해 분배금을 가지고 예를 들어볼게요. 지난해 코스피 200 ETF들이 분배금을 얼마나 줬는지를 살펴보면요. 분배금이 제일 많았던 곳이 키움자산운용의 KOSEF 200 이었는데 작년에 두당 850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리고 분배금이 가장 적게 나온 곳이 KB자산운용의 주당 560원이었어요.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ETF인데도 어떤 운용사 상품이냐에 따라 분배금이 주당 300원정도 차이가 난거죠.

그렇다면 같은 배당가지고 왜 이렇게 분배금이 차이가 나느냐. 배당 말고 분배금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 대차 수수료, 현금 운용수익, 이벤트 대응수익이 배당 외에도 분배금을 구성하는 요소들인데요. 하나씩 살펴볼게요. 먼저 주식 대차 수수료. 이건 ETF 운용사가 주식을 빌려주고 받는 수수료입니다. 공매도 많이들 들어보셨죠. 어떤 주식이 떨어질 것 같을 때 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고, 이 사람한테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다음, 나중에 그 주식을 사서 갚는 것. 이게 한국의 공매도죠.



공매도 투자를 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빌릴 때 굉장히 좋은 파트너가 바로 ETF 운용사들입니다. ETF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주식이 다 들어있으니 골라서 빌리기가 쉽죠. 게다가 액티브 펀드라면 아무리 수수료를 받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종목을 공매도 하겠다고 주식 빌려주는 게 내키지 않을텐데, ETF는 패시브 펀드다보니 이런 걱정도 없습니다. 그냥 지수를 정확하게 따라가는 게 목표니까요. 제도적으로 ETF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절반까지는 주식을 빌려준다, 즉 대차해줄 수 있게 되어있는데요. 이렇게 주식을 빌려주고 받는 수수료가 대차수수료입니다.

두번째 현금 운용수익은 말 그대로 ETF가 가지고 있는 현금을 굴려서 나온 수익을 의미합니다. ETF마다 다르지만 ETF는 현금을 조금씩은 들고 있습니다. 주식 거래 수수료를 내야할 수도 있고, ETF가 따라가는 지수를 만든 지수 사업자에게 주는 지수 사용료도 내야할 때도 있을테고요. 그래서 이렇게 따로 약간 빼둔 현금을 초단기 상품에 넣어서 약간이지만 수익을 내는데 여기서 나온 수익도 분배금 재원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벤트 대응 수익이 있는데요. 여기서 이벤트는 예를들어 특정 종목이 지수에 들어오거나 빠질 때, 혹은 특정 종목의 거래가 정지됐을 때 처럼 시장에 이벤트가 생길 때 여기에서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겠죠. 이렇게 낸 수익도 분배금의 재원으로 포함됩니다. 그래서 운용사마다 분배금의 규모가 달라지는 것이죠.
분배금, 언제 나올까?
그렇다면 분배금은 왜 주는 것일까요? 예상보다 돈을 많이 벌었다면 그냥 높은 수익률을 찍어주는 게 좋은 것 아닌가? 생각할수도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ETF의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기초지수를 잘 따라가는 것이죠. 매년 배당으로 지수 상승분보다 더 이익이 난 부분은 덜어내줘야 꾸준히 지수를 따라갈 수 있겠죠.

분배금이 나오는 시기는 배당금이 나오는 시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형 ETF는 매년 1월, 4월, 7월, 10월 12월의 마지막 거래일을 분배금 지급 기준일로 설정합니다. 이 날에 ETF를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분배금을 준다는 의미죠. 여기서 하나 주의하실 점은 이게 결제 기준이라는 겁니다. 주식을 사면 결제까지는 이틀이 걸리지요. ETF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영업일 기준 이틀 전에 ETF 매수 주문을 넣어야 분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분배금은 지급 기준일마다 매번 주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보통 주식형 ETF는 4월에 분배금을 가장 많이 줍니다.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12월 결산법인인데,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은 4월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1월 7월 10월 12월에는 ETF 운용 상황에 따라서 분배금을 조금 주거나 아니면 패스할 수도 있습니다.



분배금이 나오면 ETF 가치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펀드가 돈을 가지고 있다가 나눠주면 그만큼 가치가 줄어들겠죠. 이게 ETF 가격에도 반영이 되는데 이게 분배락입니다. 주식의 배당락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분배락이 일어나면 ETF의 순자산 가치가 기초지수와 더 비슷하게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프로 보면 이런 식입니다. 주식 배당이 집중돼있는 12월말에는 주식 배당으로 기초지수 주가가 먼저 떨어지게되고요. ETF는 아직 분배를 하지 않았으니 그만큼 기초지수와 ETF의 순자산가치가 벌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벌어진 정도는 계속 유지되다가 다음해 ETF가 분배금을 지급하면 다시 좁혀집니다.
분배금 세금 줄이는 법
ETF의 분배금. 세금은 어떻게 될까요? 주식 배당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하는 것 처럼 분배금도 똑같이 배당소득세를 냅니다. 따로 신고하거나 납부할 필요 없이 원천징수돼서 입금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친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고액자산가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는데, 이 기준에 분배금도 포함이 됩니다.

그래서 일선 PB센터에서는 고액자가들에게 분배금 기준일 이틀 전에 ETF를 팔고 기준일이 지나면 다시 사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분배금은 못 받지만 어쨌든 분배락이 생긴 가격에 ETF를 매수할 수 있게 되니까요. 이 영상을 보는 분들 중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분이라면 이달 말 분배금 지급 기준일에 이런 방법으로 매매하는 걸 고려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분배금을 받는 게 좋은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어차피 나는 재투자할건데 현금이 좀 남아도는 게 귀찮다는 분들도 계실거예요. 이런 분들을 위해 분배금을 주지 않는 ETF도 있습니다. 바로 토털리턴 ETF, ETF 이름 마지막에 TR이라고 붙어있는 상품들입니다. 이런 TR상품은 배당을 받으면 이 자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해줍니다. 그만큼 매년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죠.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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