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마진콜(증거금 요구)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경질을 검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토마스 고트슈타인 최고경영자(CEO)를 남겨두는 대신 라라 워너 CRO에 대해 책임을 묻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IB부문 대표인 브라이언 친의 거취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앞서 아케고스에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돈을 빌려줬다. 그러나 아케고스가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33% 가량 대폭 하락하면서 마진콜 대응에도 실패하자 자금을 대준 크레디트스위스까지 연쇄 위기에 직면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은행들이 총 100억달러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크레디트스위스는 가장 큰 피해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앞서 크레디트스위스의 손실이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크레디트스위스가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 아케고스와 거래한 다른 IB들처럼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하는 등 손실 최소화를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3월초 영국 기반 금융 스타트업 그린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30억 달러 손실을 낸 데 이어 아케고스 직격탄까지 맞았다.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실적이 나쁜 은행주가 된 불명예를 안았다” 전했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의 16억달러 규모 주식매매 프로그램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처음 중단된 이후 두번째로 중단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며 향후 신용등급 강등을 예고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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