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다시 ‘유리알 그린’을 선보였다. 선수들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둔 임성재(23)가 가장 큰 피해자다. 4월의 마스터스를 처음 경험하는 그는 샷을 잘 치고도 두 차례나 공을 물에 빠뜨렸다. 매년 발생하는 ‘마스터스 참사’의 올해 첫 희생자가 됐다.
임성재는 15번홀에 들어서기 전까지 이븐파를 기록해 상위권에 있었다. 이날 4.92타의 평균 타수로 난도가 전체 홀 가운데 15위였던 15번홀은 일반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종종 ‘참사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지난해 세르히오 가르시아(41·스페인)는 이 홀에서 공을 다섯 번 물에 빠뜨려 13타 만에 탈출했다.
임성재는 이 홀 29야드 지점에서 세 번째 샷을 준비했다. 그린 앞에 가로로 길게 늘어선 해저드를 넘겨 그린에 공을 떨어뜨렸으나 그린이 공을 뒤로 뱉어냈다. 그린 뒤에서 친 네 번째 샷은 홀에 다다르기 직전 스핀이 걸려 홀 옆에 멈추는 듯했다. 평소 같으면 잘 친 샷이었으나 공은 내리막을 타더니 그대로 굴러 물속으로 사라졌다. 허탈함을 감추지 못한 임성재는 다시 세 번째 샷을 했던 근처로 돌아가 다섯 번째 샷을 했지만 그린이 이번에도 공을 뱉어냈다. 결국 일곱 번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렸고 2퍼트로 겨우 벗어났다.
15번홀의 악몽은 김시우도 덮쳤다. 14번홀까지 3언더파를 쳐 공동 선두를 달리던 김시우는 임성재와 비슷한 상황에서 공을 물에 빠뜨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섯 번째 샷을 홀 옆에 붙인 뒤 1퍼트를 해 보기로 막았다. 16번홀(파3)에서도 보기로 주춤한 그는 합계 1언더파 공동 8위로 코스를 나섰다. 이 대회에 29번째 출전한 필 미컬슨(51·미국)도 이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려 보기에 그쳤다.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서 마스터스만을 남겨 놓은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는 4오버파 공동 60위에 그쳤다. 자신의 대회 1라운드 최다 타수를 적어낸 그는 “TV 화면으로도 그린이 얼마나 말라 있는지 보이지 않느냐”며 “정말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도 매킬로이와 같은 4오버파를 적어냈다.
저스틴 로즈(41·잉글랜드)가 7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섰다. 로즈는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1위(공동 순위 포함)를 네 번이나 했지만 아직 우승은 없다. 올해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12명이 전부였다. 53명에게 언더파 스코어를 허락했던 지난해 11월 대회보다 41명이 줄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