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차단 당하자 결심…김태현, 1주일 전부터 살인 계획 [종합]

입력 2021-04-09 18:20   수정 2021-04-09 18:22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검찰에 송치되면서 경찰 수사는 9일 마무리됐다.

앞서 노원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8분께 노원구 중계동 소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김태현을 현장 검거했다. 그는 체포 이틀 전인 같은달 23일 오후 5시30분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은 "친구와 연락이 안 된다"는 피해자 지인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김태현이 목 부위에 자해를 시도해 부상을 입은 것을 확인하고 상계백병원으로 후송했다.

경찰은 입원 기간 김태현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거나 탐문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3월26일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다만 실제 체포는 김태현 퇴원 이후인 이달 2일 이뤄졌다.

김태현이 세 모녀 가운데 큰딸을 스토킹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됐다. 큰딸은 평소 지인들에게 "김태현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김태현이 범행 당시 본인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큰딸에게 보낸 SNS 메시지를 삭제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해 큰딸을 게임상에서 만나 알게됐고 올해 1월 초 강북구 모처에서 만나 게임을 했다. 둘은 1월 중순에도 한 차례 더 만나 게임을 했고 같은달 23일에는 다른 지인 2명까지 4명이서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저녁식사 자리에서 큰딸과 김태현은 말다툼을 했고, 이후 큰딸이 다음날 김태현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도, 찾아오지도 말라며 수신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앙심을 품은 김태현이 배신감을 느끼고 살인을 결심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김태현이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했고 지인들도 (두 사람은) 교제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은 "게임을 하며 만났을 때는 팀으로 하는 것이라서 마음이 잘 맞았고 채팅 등으로 연락을 하면서 연인 관계로 본격적으로 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내심 여자친구로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호감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태현의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길게 봐도 일주일 전부터 범행을 결심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범행을 결심한 뒤 김태현은 살해 방법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자신이 평소 잘 쓰지 않던 아이디로 닉네임을 바꾼 뒤 A씨에게 말을 걸어 A씨가 업무 때문에 집을 비우는 시간대를 확인하고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준비를 마친 김태현은 마트에서 흉기를 훔친 뒤에 퀵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아파트에 침입했고 A씨의 동생,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은 범행 당시 여동생에 대해서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필요하다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김태현에 대해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했다.

이날 포토라인에 선 김태현은 "살아있다는 것도 정말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유가족분들, 저로 인해 피해 입은 분들 모두에게 사죄 드린다.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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