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부족' 뺨치는 '명품 쇼티지' 온다…보복소비 폭발

입력 2021-04-12 08:04   수정 2021-04-12 15:41


'반도체 쇼티지(Shortage·공급 부족)' 뺨치는 '명품 쇼티지(Shortage·공급 부족)'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년이 넘어가자 해외여행 대신 명품 소비를 택하는 '보복소비'가 폭발하고 있다. 주말마다 백화점에는 명품을 사려는 이들이 줄지어 밀려든다. 하지만 재고를 불태워서라도 '희소가치'를 지키는 명품은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 백화점 문이 열자마자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 퇴근길을 재촉해 백화점으로 향하는 '퇴근런' 같은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명품주의 몸값이 고공 행진 중인 이유다. 국가별 백신 접종 속도 차이로 해외여행 정상화가 요원한 만큼 당분간 명품주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명품株 신고가 행진
지난 9일(현지시각) 파리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는 0.38% 오른 588.30유로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LVMH는 루이비통, 펜디, 크리스챤 디올 등 세계적 명품브랜드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 이 종목의 주가는 이달 들어 2.9% 올랐다. 지난 1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에르메스 역시 사상 최고가인 989.60유로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주당 991.80유로까지 올라 1000유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케링은 이 기간 2.1% 주가가 뛰었다.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에 611유로대를 회복했다.

명품주가 강세를 보이는 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명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끊이지 않아서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면세쇼핑을 즐기지 못한 지 1년이 넘어가자 보복소비가 폭발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명품 소비 성향이 높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샤넬, 셀린느 등 명품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는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상승세다. 펀드평가업체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은 1년 수익률이 78.03%에 달한다. 1개월 수익률은 6.14%를 기록했다. 해외주식형 소비재섹터 상품의 1년 평균 수익률(46.39%)이나 1개월 평균 수익률(-2.62%)을 크게 웃돈다. 이 펀드는 테슬라를 비롯해 스위스 리치몬트 그룹, 미국 유명 화장품브랜드 에스티로더, 몽클레어, LVMH, 케링, 페라리, 에르메스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대부분 명품주가 포진하고 있는 유럽 시장 특성상 배당 수익도 꾸준히 노려볼 만하다. 유럽 시장은 상대적으로 배당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주요 기업들은 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배당을 실시했을 정도로 여러 경기사이클을 겪고 생존한 '100년 기업'들"이라며 "자산가들이 노후 대비로 월급처럼 타듯 배당을 받는 투자처로 통한다"고 했다.
에르메스 국내서 하루 11억원어치 팔려
올해 처음 공개되는 명품브랜드 국내법인의 실적을 보면 코로나19가 명품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4190억9555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만 하루 11억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버킨백' '켈리백' 등은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와중에 매출이 줄기는커녕 전년(3618억4467만원)보다 15.8% 늘었다. 영업이익도 2019년 1150억7418만원에서 지난해 1333억8677만원으로 15.9% 증가했다.

에르메스가 국내 매출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유한회사라 그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작년 11월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공시 의무가 생겼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285억4947만원으로 전년보다 75.8% 뛰었다. 영업이익은 1047억1036만원으로 전년의 2배를 웃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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