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족 자녀, 양부모 밑에서 자랄 때보다 집중력 더 높다

입력 2021-04-13 13:55   수정 2021-04-13 14:15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인해 한 명의 부모 밑에서 자라게 된 자녀는 부모가 두 명 모두 있었을 때보다 주의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부모가족 자녀는 부모가 이전에 보였던 갈등에서 벗어나 한 명의 보호자와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심각한 갈등을 겪더라도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게 자녀에게 좋다는 사회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하지만 부모의 이별은 자녀의 학업시간 관리 역량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한부모가족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부모가족에서 한부모가족으로의 가족 유형 변화와 아동의 발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10년 초등학교 4학년 학생 2378명을 대상으로 2016년까지 매년 조사한 결과다. 2016년까지 조사가 유지된 학생은 2378명 가운데 1979명(83.2%)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부모가족 자녀의 주의집중력은 양부모가족의 자녀일 때보다 14.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김인경 KDI 연구위원은 "아동이 한부모가족이 되면서 고질적인 부모 갈등에서 벗어나 애정을 지닌 보호자와 함께 살기 때문에 (주의집중력이) 개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부모가족 자녀의 '학업시간 관리 역량'은 두 명의 부모 밑에서 자랄 때보다 8.5%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연구위원은 한부모가족의 보호자는 양부모에 비해 가사 부담이 높아 자녀와 학업 관리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어렵고, 자녀에게도 연령에 비해 많은 가사가 전이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부모가족 아동이 학업시간을 관리하지 못하면 학업 성취도가 함께 낮아질 우려가 있다"며 "한부모가족의 보호자가 부모 역할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할 수 있도록 가사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한부모의 필요에 부합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우울, 자아 존중감 등 22개 항목에서 한부모가족 자녀와 양부모가족 자녀의 차이를 분석했다. 22개 항목 가운데 주의집중력 및 학업시간 관리 역량을 제외한 20개 항목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 연구위원은 "연구 결과는 통상의 우려와 달리 한부모가족으로의 가족 유형 변화가 아동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있으며, 학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가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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