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봉쇄령으로부터 천천히 벗어나려는 것일까. 학교 재개교 시점인 지난 3월 8일 시작한 3차 봉쇄령 해제 계획은 6월 말까지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다. 비필수 소매업과 체육관 등은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고 식당의 실내 영업은 5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 관련 규제는 언제 완화될지 아무도 모른다. 더 이상 바이러스를 억제하거나 병원 수요를 예측하는 등 인명 관련 임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보다 정치적, 의학적 계층 사이의 위험한 상호작용을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백신 접종이 성공하기 전 존슨 정부는 겨울철 코로나19 대유행을 막지 못해 거의 파멸 상태에 놓였다. 존슨 총리는 예상치 못한 실수와 예측할 수 없는 감염의 급증, 다른 재난이 정치적 붕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하지 못했다.
의학 전문가들의 발언도 혼란을 가중시켰다.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위티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향후 봉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임페리얼칼리지의 모형론자들은 영국이 많은 이를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제3의 바이러스 대유행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영국처럼 봉쇄 정책을 둘러싼 곤혹스러운 사례는 다른 곳에서도 나타난다. 신뢰를 잃은 미국 보건당국을 여전히 존중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 전통적 안정주의에 빠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과거 정치적 성공 덕분에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봉쇄령 이후 다음 단계 조치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정치 계급의 다양한 신경과민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이 글은 조지프 스턴버그 WSJ 칼럼니스트가 쓴 ‘No Reopening Please, We’re British’를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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