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생상품은 해외선물과 해외옵션 등을 포함한다. 세계 주요 거래소에 등록된 지수나 원자재 선물 상품이 대상이다. 특히 선물은 계약당 금액이 크기 때문에 거래대금이 많다. 지난해 국내투자자의 해외파생상품 거래금액은 7조7707억5633만달러(약 8758조4194억원)로 전년(5조3352억2380만달러) 대비 45.6% 늘었다. 올해도 1분기까지 거래대금이 2조3798억5366만달러로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가 많은 증권사여서 해외파생상품 수수료 수입도 급증했다. 개인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초 글로벌 파생상품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개인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상품은 ‘마이크로 나스닥 100’으로, 키움증권 내 거래의 38%를 차지했다. 마이크로는 증거금을 낮춰 개인들이 쉽게 선물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원유 가격에 연동되는 ‘크루드 오일 선물’(9%)과 ‘미니 나스닥100’(9%), ‘마이크로골드’(8%)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해외파생상품 시장이 커지는 것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기관들의 헤지 수단인 해외파생상품을 개인이 이 정도 규모로 거래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에게 파생거래를 적극 권장하듯 광고하는 건 도박판 하우스(관리자)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해외파생상품이 추후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내부적으로 홍보를 자제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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