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서 사는 '에루샤'…작년에 매출 2조4000억 올렸다

입력 2021-04-14 18:57   수정 2021-04-14 19:13


이른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가 지난해 한국에서 2조4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억눌린 소비 심리가 명품 구매로 이어진 '보복 소비'와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루이비통 단독으로만 1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샤넬은 면세점 업계 타격에도 불구하고 9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도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구가했다.
샤넬, 3대 명품 중 마지막으로 실적 발표

14일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9296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9년보다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면세점 업황을 고려하면 선방한 결과다.

샤넬코리아는 2016년 샤넬듀티프리 유한회사를 흡수합병해 국내매장뿐 아니라 면세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통상 명품 브랜드들은 별도의 협력사를 통해 면세사업부를 운영, 실적이 별도로 집계되는 경향이 있지만 샤넬은 다른 행보를 보인 결과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혀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입었고, 샤넬코리아의 면세사업부 매출도 81% 급감했다. 그러나 일반 매장인 국내사업부 매출이 26% 증가해 타격을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 32% 증가한 1491억원, 10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꾸준히 진행한 가격 인상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샤넬은 백화점이 개점하자마자 소비자들이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을 부르는 브랜드로 꼽힌다.

이날 오전에도 오는 15일부터 샤넬 일부 제품 가격이 인상된다는 소문이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퍼져 주요 백화점에 사람들이 몰렸다. 앞서 지난해 5월과 11월 제품 값 인상 당시와 유사한 풍경이 펼쳐졌다.

샤넬코리아가 국내 사업 실적을 공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실적 공개 의무가 없었으나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자산 또는 매출이 500억원을 웃도는 유한회사도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한 결과다.
루이비통·에르메스 호실적…두자릿수 성장

샤넬과 같이 에르메스 역시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국내 사업 실적을 최근 처음으로 공개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과 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5.8% 증가한 4191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9%, 15.8% 늘어난 1334억원, 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 브랜드 루이비통의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루이비통코리아유한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468억원으로 33.4% 뛰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 감사보고서를 낸 2011년(4973억원) 이후 9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76.7%, 284.7% 급증한 1519억원, 70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광고선전비 지출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실적은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52.7% 감소한 138억원으로 집계됐다.

불황 속 명품 브랜드의 호황은 건재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억눌린 소비 욕구가 고가 제품으로 향하는 '보복소비'와 부의 과시를 위해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런 효과'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명품을 개성 표출 수단으로 여기는 플렉스(flex) 문화도 일조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30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면서 본인에게 투자하는 성향이 더 강해졌다"며 "MZ세대의 명품 선호 역시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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