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러브콜 쏟아지는 'K-자가 진단키트'

입력 2021-04-18 17:17   수정 2021-04-26 15:45


집이나 의료 현장에서 15~30분 안에 감염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자가 진단키트를 개발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 정부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데다 한국 정부 역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코로나19 진단 시장이 새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인두 대신 콧구멍 문질러 검사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가 진단키트를 개발한 회사는 피씨엘과 휴마시스, EDGC, SD바이오센서, 미코바이오메드, 수젠텍, 필메디 등 최소 일곱 곳이다. 자가 진단키트는 별도 장비가 필요하고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전자증폭(PCR) 진단키트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기존 항원 진단키트의 검사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한국에선 자가 진단키트가 아직 허가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선 널리 사용되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독일, 체코, 덴마크 등 유럽 8개국에 자가 진단키트를 수출 중이다. 지난해 신속 진단키트 매출(1조4120억원) 중 적지 않은 금액이 자가 진단키트에서 나왔다. 피씨엘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오스트리아에 타액을 이용한 자가 진단키트를 공급 중이다. 지난달 파키스탄, 이달 초 독일에서도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휴마시스는 비강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제품으로 지난 2월 체코를 시작으로 덴마크, 오스트리아에서 승인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인 유전자 분석 장비가 필요없어 세계보건기구(WHO)와 개발도상국에서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매출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키트는 검사 방식에 따라 분자진단인 PCR 방식과 면역진단인 항체 진단, 항원 진단 등 세 가지로 나뉜다. PCR 방식은 민감도가 99% 수준으로 검사 정확도가 높다. 민감도는 양성 환자가 양성으로 판정되는 정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하지만 검사 시간이 최소 6시간 이상 걸리고 값비싼 증폭 장비가 필요하다. 증폭 장비를 곳곳에 설치할 여력이 없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에선 보편화되긴 어려운 방식이다.

항체 진단키트는 면역 반응의 결과물인 항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감염 후 며칠 뒤에나 확진 여부를 알 수 있어 세 방식 중 가장 적게 쓰인다. 항원 진단키트는 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방식이다. 고가의 증폭 장비가 필요없는 데다 확진 여부도 곧바로 판단할 수 있다. 검체 채취는 콧속 5㎝ 안 빈 공간(비인두)까지 면봉을 넣는 PCR 검사와 비슷하다.

최근엔 콧구멍 안(비강)이나 입속(구인두), 타액 등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진화된 항원 진단키트가 개발되고 있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어 자가 진단키트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민감도를 높이고 반복 사용을 하면 PCR 검사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항원 진단키트를 전문적으로 만들던 회사들이 최근에 자가 진단키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보다 기준 까다로워
검사 방식도 더 쉽고, 간편하게 진화하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손끝을 따서 나온 핏방울을 활용한 자가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항체 생성 여부를 15분 만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젠텍은 만년필 크기만한 키트에 진단용지만 갈아끼우면 항원, 항체 모두를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다만 한국에서 자가 진단키트 제품이 출시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국제 표준인 WHO 허가 기준보다 까다로운 정부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항원·항체진단 제품 모두 민감도 9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WHO는 민감도 80%로 제시하고 있다. 항체 진단에선 양성 검체 200개, 음성 검체 800개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준도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신규 확진자 수를 고려하면 확인해야 할 검체 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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