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저축 5조4000억달러…글로벌 소비 빅뱅 곧 온다 [조재길의 뉴욕증시 전망대]

입력 2021-04-19 07:41   수정 2021-04-19 07:44

전 세계 소비자들이 작년 3월 이후 5조4000억달러를 추가로 저축했으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종료되면 ‘글로벌 소비 빅뱅’이 발생할 것이라고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가 18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엔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그만큼 투자 여력이 있다는 것이고, 상장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글로벌 가계가 추가로 적립한 금액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합니다. 경제 봉쇄가 풀리면 식당과 주점, 소매점 등이 다시 소비자들로 붐빌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올해 1분기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는 2005년 집계를 내기 시작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게 비영리 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최근 발표입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사태 이후부터 엄청나게 억눌려온 수요와 함께 상당한 저축액이 경제 재개 후 한꺼번에 분출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초과 저축액의 3분의 1만 써도 올해와 내년 세계 생산량을 2%포인트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디스 분석 결과, 초과 저축액은 경제 봉쇄가 엄격했던 북미 및 유럽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에서만 추가로 2조달러의 저축이 쌓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의 부양책을 실시하기도 전입니다. 이 부양책엔 미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 지원(4100억달러)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진 가운데, 지난주에도 뉴욕증시는 비교적 많이 올랐습니다. 이번주엔 어떻게 될까요. 아래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일정 및 이벤트입니다.

- 코카콜라 인텔 넷플릭스 AT& 등의 1분기 실적 발표
- 10년 만기 국채 금리 동향(지난주엔 연 1.59%로 마감)
- 글로벌 변이 코로나 재확산 및 유럽의 추가 봉쇄 여부
-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 및 채권매입 동향


아래는 매주 월요일 아침 국제부 정인설 기자와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한국경제신문 채널 방송 내용입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한 주간의 뉴욕증시 움직임을 설명해 달라.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금요일에도 다우와 S&P 500, 나스닥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우와 S&P 500은 4주 연속, 나스닥은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다우와 S&P 500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기 회복 기대가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3월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9.8% 증가했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팬데믹 발생 후 최저치로 낮아졌습니다. 필라델피아 지수 등 제조업 지표들도 기록적인 호조를 보였습니다.

마지막 날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나왔는데, 86.5로 기록됐습니다. 전달(84.9) 대비 또 상승했고, 최근 1년 내 가장 좋은 수치였습니다.

국채 금리도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주 금요일 연 1.59%로 마감했는데, 1주일 전(연 1.67%)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수치입니다.

대규모 부양책과 함께 백신 접종률 상승이 경제 재개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은행주 등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도 증시 활황에 일조했습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6.22로,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전이던 작년 2월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존슨앤드존슨의 부작용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 백신 접종이 한시 중단됐는데, 상황 변화가 있나.

아직은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얀센 접종 중단이 미국 내에선 별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있습니다. 원래 존슨앤드존슨 백신 비중이 워낙 낮았기 때문입니다.

18일 기준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40%, 성인 기준으로는 절반 이상이 최소 한 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최근들어 하루 300만~400만 명씩 접종할 정도로 속도가 빠릅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6월 중순이면 전 국민의 70%가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효능이 탁월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화이자와 모더나만으로 이뤄내고 있는 성과입니다.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경우 오는 23일(금) 전까지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예고했습니다.

다만 재개 결정을 내리더라도 연령 제한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접종 중단 결정 직전까지 700만 명의 얀센 백신 접종자 중 젊은 여성 6명에게서 혈전(혈액 응고)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선 3차 부스터 샷(추가 접종)에 대한 논의도 시작하고 있습니다. 파우치는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부스터 샷 필요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번주에 주목할 만한 일정이나 이벤트를 꼽자면.

이번주에는 특별하게 큰 경제 지표 발표가 없습니다. 23일 나오는 마킷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정도를 주목할 수 있습니다. 두 지표 모두 4월 기준이며, 역시 양호한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규모 백신 배포와 부양책 덕분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이나 핵심 인사들도 어떤 발표나 견해를 밝히지 않습니다.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27~28일)를 앞두고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blackout)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역시 기업 실적입니다. 더구나 1분기는 팬데믹 발생 시기와 비교할 수 있는 첫 번째 분기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주엔 대형 은행들이 실적을 내놨는데 대부분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금융정보 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상장 기업의 84%가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또 S&P 500 기업의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2% 늘어난 것으로 집계(팩트셋 자료)됐습니다. 2010년 3분기 이후 가장 좋은 실적입니다.

이번주엔 대형 상장사들의 발표가 적지 않습니다. 19일에 코카콜라와 IBM, 20일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22일 인텔 AT&T 등이 있습니다.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팬데믹 충격의 기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올 들어 경기도 급속한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UBS는 올해 S&P 500 목표 주가를 종전 4200에서 4400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S&P 500은 지난주 금요일에 4185로 마감했습니다.

일각에선 최근 주식 거래량이 줄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습니다.

<이번주에 실적 발표하는 주요 기업>

19일(월) 코카콜라 IBM 유나이티드항공 에퀴팩스

20일(화)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록히드마틴 프록터앤드갬블(P&G) 필립모리스 할리데이비슨

21일(수) 버라이즌 스피리트항공 월풀 할리버튼 치포틀레 넷기어 메트로 램리서치

22일(목) 인텔 AT&T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블랙스톤 SAP 바이오젠 스냅 마텔 베리사인

23일(금) 하니웰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킴벌리클라크


▶이렇게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미국 내 고용 상황도 개선될 텐데.

고용은 물가 상승률과 함께 Fed 및 당국이 가장 주시하는 지표입니다. 정책 변화의 핵심 자료로 활용합니다.

가장 최근의 고용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고용 지표는 매주 발표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입니다. 이번주 숫자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주 신규 청구건수는 57만6000건으로, 팬데믹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직전까지 2주일 연속 늘었다가 하락세로 전환한 겁니다.

신규 고용(또는 실업) 현황은 경제 재개 및 서비스 업종과 관련성이 높습니다. 백신 배포 확대로 봉쇄가 풀리면 서비스 업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합니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는 이날 투자노트에서 “3월에만 91만6000개의 신규 고용이 창출됐는데 고용 시장이 정상화하고 있다는 강력한 징조”라며 “4월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낙관했습니다.

반면 뉴욕 증권사인 암허스트 피어폰트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만 갖고 고용 시장 회복을 속단할 수 없다”며 “이번주에 나오는 수치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그동안 급등락을 반복해 왔다는 겁니다.

또 팬데믹 이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매주 21만~22만 건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고용주들이 소비 증가 및 코로나 종식을 확신할 때까지 본격적인 채용을 미룰 수 있다”며 고용 수준이 경제 회복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팬데믹 직후(작년 3~4월) 사라진 미국의 일자리 수가 총 2210만 개였는데, 지난달까지 1370만 개를 회복했습니다. 아직 840만 개가 부족한 겁니다.

▶또 다른 미국 경제 및 증시의 위협 요인을 꼽자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인플레이션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성인의 절반이 백신을 접종했으나 일부 지역에선 코로나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염성이 높은 변종 때문입니다. 다만 각 주(州)가 경제 재봉쇄에 나설 가능성은 낮습니다.

물가 상승은 증시에 더 큰 부담입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급등했습니다. 9.1% 뛴 유가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물가 급등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유가는 올 들어서만 약 30% 상승했습니다. 목재 선물 가격은 역대 최고치이고, 구리 선물 가격은 올해 17% 뛰었습니다. 경제 재개와 함께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캐나다 최대 은행인 RBC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 주식 분석 책임자는 “기업 수익이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모든 회사가 똑같지 않다”며 “원자재 가격 및 임금 상승이 일부 기업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나마 국채 금리는 이달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주엔 연 1.6% 안팎에서 움직였고, 변동폭도 크지 않았습니다.

뉴저지 투자회사인 비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국채 금리는 연 1.5%에서 1.75%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다면 국채 금리가 하단으로 낮아지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상단을 뚫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부크바 CIO는 또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을 겪어온 완성차 업체 등이 얼마나 타격을 받았을 지도 이번 실적 시즌에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동차 및 반도체 업종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시장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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