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방송 출연을 통해 정계 복귀를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4·7 보궐선거 국면을 거치며 얻게 된 개혁적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 전 대표의 움직임을 두고 여러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그저 넋 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국할 수 있는 사람이 그 말고 또 있는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실제 야권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좌클릭'으로까지 비판받았던 '김종인 체제' 이후 당이 2030세대의 지지까지 얻어가는 상황에서 '구태 이미지'가 강한 황 전 대표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보았듯 지금 민심이 바라는 리더십은 개혁적 이미지"라며 "황 전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약점을 갖고 있지 않은가"라고 바라봤다.
반면 황 전 대표는 '태극기 세력'으로 상징되는 '극우적'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 당내 평가다. 황 전 대표는 당을 이끌던 당시 장외투쟁을 주도하며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의 결집을 주도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내 경선을 뚫고 시장직을 재탈환한 일종의 '학습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연일 중도층 확장을 언급해왔던 오 시장의 정치적 재기가 앞으로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에 큰 울림을 줬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당 대표를 했지만 당내 그를 대변해주는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다. 중도 확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황교안 체제'에서 공천을 받았던 초선들도 개혁적 성향이 강한 만큼 황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하더라도 역할 자체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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