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車 배출가스 기준 다시 높인다…공격적 탄소 감축으로 中 압박

입력 2021-04-22 17:44   수정 2021-04-23 03:4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완화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다시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22~23일(현지시간) 열리는 기후정상회의에서 고강도 탄소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동시에 ‘액션 플랜’의 하나로 미국 내 주요 탄소 배출원인 자동차 부문의 배출 기준을 손질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때보다 강화된 기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오는 7월 강화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은 6월까지 각 부처에서 정책 보고서를 받아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것이다. 당초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25년까지 자동차 연비를 매년 5% 개선하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월 자동차 업체의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2026년까지 배출가스 기준을 매년 1.5%만 개선하도록 기준을 낮췄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을 새로운 배출가스 기준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때보다 훨씬 강력한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수준 대비 5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제시한 ‘2025년까지 26~28% 감축’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 높은 공격적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바이든 행정부가 자동차 부문에서도 훨씬 센 배출가스 기준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발전부문도 탄소중립 목표
바이든 행정부는 캘리포니아 등 23개 주와 워싱턴DC가 트럼프 행정부 때 연방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소송에서도 발을 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주가 정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이 사실상 미국 기준이나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문제 삼아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은 주나 자치단체가 정할 수 없다는 지침을 정했다. 연방정부만 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등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냈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23일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배출가스 지침을 철회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행정부는 행정소송에서 캘리포니아 등의 손을 들어주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자동차 등 수송부문은 2019년 기준 미국 온실가스 배출의 29%를 차지하는 최대 탄소 배출원이다. 발전(25%)과 산업(23%)부문보다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때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공약했다. 이를 위해 2035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고 발전부문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이날 국제금융협회(IIF) 연설에서 2035년까지 발전부문 탄소중립, 화석연료에 대한 세금 보조 중단, 전기차 보조금·인센티브 지급 방침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미국의 탄소 감축 계획을 공개한다. 트럼프 행정부 때 잃어버린 기후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재건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을 압박하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화상으로 열리는 이번 기후정상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40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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