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민의힘’에 부동산 판 영어 학원, 드론 날리는 건설사…투자사로 변모하는 상장사들

입력 2021-04-23 08:52  

≪이 기사는 04월22일(09: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투자사로 변신을 꾀하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본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업적·재무적 리스크(위험)가 큰 기업 인수보다 다양한 투자 활동을 통해 본업의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고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영어 교육 업체 시원스쿨 운영사인 SJW인터내셔널은 지난해 2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83.8% 급증한 것으로 2006년 이후 최대다. 본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주식과 부동산 투자가 한 몫 했다.

SJW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주식 등을 사고 팔아 107억원의 이익을 남겼고, 보유 빌딩을 매각해 147억원을 벌었다. SJW인터내셔널은 2016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을 295억원에 매입한 뒤 지난해 정당 '국민의힘'에 400억원대에 팔았다.

SJW인터내셔널은 이 돈으로 지난해 서울 반포동 송암빌딩, 청주 석교동 청주빌딩, 서울 청담동 청담퍼스트타워 오피스텔 등을 매입하며 재투자에 나섰다. 업계에선 "온라인 영어 교육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이 줄자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차입금을 적극 활용해 투자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본업 이외엔 소극적인 것으로 잘 알려진 건설사들도 벤처투자에 달려들고 있다. 쏠쏠한 투자 수익과 함께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스마트홈 분야에서 사업 협력 가능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우건설은 올 초 플랫폼 프로그램 개발 업체 아이티로 지분 30%를 매입했다. 아이티로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과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엔 드론 제조·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업체인 아스트로엑스에 지분 30%를 투자하기도 했다. 아스토로엑스는 스포츠 드론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현대건설 역시 올 1월 AI에 기반한 건축 자동 설계 기술을 갖고 있는 텐일레븐에 투자를 결정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부터 대형 건설사까지 벤처투자를 요즘 최대 화두로 꼽고 있다"며 "건설업이 워낙 변동성이 심한 업종이다 보니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시너지 효과와 투자 수익 창출까지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사로 변모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주사들이다. BNK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BNK금융은 공개적으로 투자전문 금융사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내부 조직 구축부터 인력 확충까지 적극적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기존 상업은행 업무에만 의존해서는 중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GS그룹의 지주사인 GS는 지난달 말 정기 주주총회 때 기업형 벤처캐피털 설립을 고려해 사업 목적에 금융업을 새로 추가했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과거 지주사들이 자회사를 지배하고 관리하기만 했다면 최근엔 상시적으로 투자자산의 시장 가치를 고려하는 투자사의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며 "자체적인 재무부담 경감과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 목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피부 미용 의료기기 전문 업체 이루다는 최근 사업 목적에 벤처기업·신기술사업 투자업을 추가했고, 의약품 제조 업체 유나이티드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토탈소프트는 각각 엔젤투자(스타트업에 투자)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 영역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도 있지만 새로운 영역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임근호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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