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녀 나오지 마" 생활형 배우 윤여정, 평창동 집엔 TV도 없다?

입력 2021-04-27 15:57   수정 2021-05-26 00:06



"'윤여정은 이혼녀야. TV에 나와선 안 돼' 그땐 사람들이 그랬어요. 근데 지금은 저를 아주 좋아해 주신다는 게 이상해요. 하지만 그게 바로 사람들이죠.”

오스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윤여정이 수상 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내가 그 못생긴 놈한테 차였잖니", "인터뷰할 땐 와인을 마셔야 말이 잘 나와요." 꾸밈없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는 윤여정은 자신만의 개성을 대놓고 드러내지 않지만 소신을 밝혀야 할 땐 누구보다 스스럼이 없다.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멋스러운 드레스에 항공 점퍼를 믹스매치시켜 누구보다 완벽히 소화해 낸 그는 최근 가장 힙한 '할머니'다.

오스카를 들어다 놨다 한 윤여정의 수상 소감도 화제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최고의 수상소감 주인공으로 윤여정을 꼽으며 '딱딱한 수상식에서 윤여정은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평했다.

CNN은 윤여정의 수상소감 영상을 편집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윤여정이 쇼를 훔친다"고 표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오스카상을 한 번 더 시상해야 한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윤여정은 오스카 트로피를 받아들고 "우리가 촬영할 때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는 도대체 어디 있었느냐"며 "나를 나가서 일하게 만든 두 아들에게 감사하다. 이 상은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대가다" 등의 입담을 쏟아냈다.

연기가 너무 좋았다거나 배우가 천직이라는 틀에 박힌 발언 대신 "살기 위해 연기했다"는 윤여정. 전형적인 것과 거리가 먼 그의 일상은 3년 전 깜짝 공개된 집 내부 인테리어를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윤여정이 연기한 영화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는 TV 없이는 못 사는 평범한 할머니다. 하지만 반백 년 이상 연기를 해온 윤여정의 집엔 TV가 없다.



한국인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을 하며 한국 역사의 새로운 획을 그은 윤여정은 평창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층 단독 주택에 산다.

2018년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한 윤여정의 집에서는 노배우의 인생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윤여정은 방송에서 "나 테레비(텔레비전) 싫어해"라는 한 마디를 뱉었다. 윤여정이 집에서 어떤 세속적인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온전히 쉬는데 집중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대신 거실에는 르코르뷔지에 'LC3' 의자가 놓여 있다. 윤여정이 "우리 큰아들하고 나이가 같다. 40살쯤 된 가구"라고 소개한 의자는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의자'다.

르코르뷔지에(1887~1965)의 ‘LC3 소파’, 미스 반 데어 로에(1886~1969)의 ‘바르셀로나 의자’, 마르셀 브로이어(1902~1981)의 ‘바실리 의자’ 등 20세기 디자인 거장들의 작품들이 그의 거실을 가득 채워주고 있었던 것.



르코르뷔지에 LC3는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발표 때마다 앉은, 바로 그 의자로 이름 높다.

LC3 소파는 근대건축의 거장인 르 코르뷔지에가 최고의 가구를 만들려고 1928년 디자인한 LC시리즈 의자 중 하나로 비례와 조화, 기능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최상의 안락함을 주며 작은 건축물로 인정받을 정도의 완벽한 제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윤여정은 2017년 한 방송에서 자신을 '평창동의 비구니'라고 표현했다. 그는 대중목욕탕을 가본 적이 없다며 "50년 넘게 때를 밀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쿠키를 만들 줄 모르는 순자와 공통점도 있다. 윤여정은 "나는 사실 집에서 요리 안 해 먹는다"고 밝혔다. "나는 국민 엄마란 애칭이 제일 싫다"는 윤여정이 영원히 팬들에게 '힙한' 언니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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