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인물이 떠나셨다" 애도 이어져…문 대통령 "나눔과 상생, 큰 가르침"

입력 2021-04-28 17:16   수정 2021-04-29 00:26


지난 27일 노환으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90)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각계에서 이어졌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는 “큰 인물이 떠나셨다”며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과 천주교계 등 종교·사회단체들도 잇따라 애도의 뜻을 밝혔다.

정 추기경에 대한 첫 선종 미사는 28일 밤 12시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로 봉헌됐다. 이에 앞서 정 추기경이 입원해 있던 서울성모병원에서 장기기증 서약에 따른 안구 적출 수술이 이뤄졌고, 정 추기경의 시신은 명동성당 내에 마련된 투명 유리관에 안치됐다.

28일 오전 7시부터 일반 시민의 조문이 시작되자 본관 대성전에는 정 추기경의 마지막을 배웅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시민들은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1m 이상 떨어져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면 대성전 제대 앞의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정 추기경 시신 가까이에서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대성전에서는 1시간마다 천주교식 위령 기도인 연도(煉禱)도 낭송됐다.

각계의 조문과 추도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 모두에게 평화를 주신 추기경님의 선종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추기경님은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란 사목 표어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실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나눔과 상생’의 큰 가르침을 남겨 주셨다”고 기렸다. 여야 주요 정당과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선종한 정 추기경은 1970년 주교품을 받으며 사목 표어로 삼았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란 문구를 마지막까지 충실하게 실천했다. 2006년 ‘사후 각막기증’ 약속에 따라 기증한 안구는 의료진 연구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자 곧 선종할 것으로 생각하고 통장에 남아 있던 잔액 모두를 명동밥집과 아동신앙교육선교장학회 등에 기부했다. 교구에서 은퇴한 신부에게 지급하는 금액과 6·25전쟁 참전으로 국가보훈처에서 받은 금액을 모은 800만원도 의료진을 비롯해 병원에서 수고하신 분들에게 선물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1931년 서울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고,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1968년에는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라 1970년 교황청 우르바노대학원에서 교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만 39세 때인 1970년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고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1989년 라틴어 교회법전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15권의 교회법 해설서 등 50권이 넘는 저서와 역서를 펴낸 학구파 추기경이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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