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서 이성윤 탈락…"靑, 기소 가능성에 부담 느낀 듯"

입력 2021-04-29 17:08   수정 2021-04-30 00:57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추천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이 지검장은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검찰총장 후보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결국 추천위의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이로 인해 “청와대가 이 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포함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논의 테이블에도 못 오른 이성윤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제44대 신임 검찰총장 후보로 총 4명의 후보자를 선정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현 법무법인 화현 변호사), 구본선 광주고등검찰청장, 배성범 법무연수원 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다.

당초 강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이성윤 지검장은 추천위의 선택지에 들지 못했다. 추천위는 위원 한 사람당 검찰총장 후보를 4명씩 추천해 최다 득표자를 우선 선정했다. 이 지검장은 이때 표를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의혹’ 수사 중단 외압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질 위기에 처한 게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정치적 사건의 피의자로 전환된 상태에서, 이 지검장은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이미 중립성을 잃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기간에 노골적으로 친정권 성향을 드러내 검찰 안팎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지난해 내내 이어진 검법(檢法)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맡기엔 무리라고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당 내부에서는 “친정권 성향의 검찰총장 임명이 현 정권의 지지율 추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당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기소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검찰총장 최종 후보로 언급될 경우 민심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위에서도 일부 위원이 “이 지검장은 총장 후보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 회의에 참석한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지검장을 비판했다. 또 다른 추천위원인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도 “국민의 입장에서 현시점에 가장 맞는 분을 뽑아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이 지검장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후보자 모두 서울대 출신…‘호남’이 절반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선정된 4명은 모두 서울대를 졸업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호남 인사다. 전남 영광 출신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은 사법연수원 20기를 수료해 이번 추천 후보군 가운데 가장 기수가 높다. 김 전 차관은 2년 전인 2019년에도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총장 최종 후보 4인에 꼽혔다.

전북 남원 출신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지냈다. 현재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구본선 광주고검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대검 대변인과 형사부 부장, 차장검사 등 대검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배성범 법무연수원 원장 역시 윤 전 총장과 동기인 23기다. 경남 마산 출신으로 대검 강력부 강력부장과 전국 최대 지청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오수 전 차관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두 사람을 가장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점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 장관은 추천위의 추천 결과를 받아들여 이른 시일 내에 최종 후보자 1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이후 문 대통령이 총장을 지명하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의 임명동의는 필요 없다.

애초에 강력 후보로 언급됐던 이 지검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예측이 갈린다. 한 검찰 간부는 “이 검사장이 1년6개월간 지검장을 맡아온 만큼 유임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인 만큼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도 이 지검장을 적임자로 보고 현재 자리를 계속 맡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기소 적절성을 판단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다음달 10일 열리게 됐다. 수심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외부 인사들이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안효주/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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