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들 “美 소비력 과소평가 말라…증시 더 뛸 것”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입력 2021-04-30 07:05   수정 2021-04-30 07:07

작년에만 두 배가량 뛰었던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올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스위스계 자산 운용사인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9일(현지시간) 내놓은 투자 노트에서 “물가 상승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으나, 이는 증시에 장기적인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뉴욕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해펠 CIO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기업 실적이 증시를 떠받쳐줄 것”이라며 “물가 상승에 따라 생산 비용도 오르고 있으나 (실적 개선 추세에) 역풍으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도 “소비자들의 상당한 현금 보유액과 투자 수익률을 감안할 때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 매수세가 적극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보고된 기업 실적만 놓고 보면 올해 1분기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기”라며 “경기 순환주보다 가치주가 유망하다”고 추천했습니다.

캐나다 생명자산운용(CLAM)의 데이비드 머천트 CIO는 “경기 회복세가 얼마나 강한지, 이것이 기업 실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해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많이 해놓은 상태여서 실적 개선세가 훨씬 가파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이 6.4%에 달하는 높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가 더 커진 가운데, 뉴욕증시는 이날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먼저 마감한 미국 증시의 주요 특징을 짚어 주시죠.
S&P 500 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도 평소보다 많은 변동성을 보인 끝에 상승 마감했습니다.

개장 직전 1분기 성장률 발표로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 6.4%로, 작년 4분기(4.3%)에 이어 탄탄한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백신 배포와 부양책 덕분에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큰 폭으로 신장됐습니다.

고용도 호조를 보였습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5만3000명으로 3주 연속 줄었고,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또 경신했습니다.

기업 실적도 좋습니다. 애플과 페이스북, 퀄컴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각각 50% 정도씩 뛰었습니다. 방금 전 나온 아마존 매출도 44% 급증했습니다. 경제 재개에 따른 기업들의 수혜가 본격화하고 있는 겁니다.

뉴욕시가 오는 7월 1일부터 경제를 100%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번 발표로 ‘미국의 코로나 진앙지’로 꼽혔던 뉴욕은 1년 4개월여 만에 정상화하게 됐습니다.

경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미 중앙은행(Fed)은 지금과 같은 통화 팽창 정책을 당분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광고 단가 자체가 엄청 올랐다고요. 인상 요인이 있나요.
빅테크(대형 기술주)들이 1분기에 줄줄이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과 순이익을 내놨는데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은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48%, 순이익은 94%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광고입니다. 1분기 총 매출이 261억7000만달러였는데, 광고 매출이 254억4000만달러로 97.2%를 점유했습니다.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경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고 수익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페이스북은 “광고 게재 건수가 12% 늘었는데, 광고당 평균 단가는 작년보다 30% 뛴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광고가 몰리고 단가는 더 오르면서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겁니다.

페이스북의 일간 활동 이용자 수(DAU)가 18억8000만 명, 월간 활동 이용자 수(MAU)가 28억5000만 명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도 광고 단가 상승으로 이용자당 수익성은 나아졌습니다. 이용자 한 명당 평균 매출(ARPU)은 9.27달러로, 전망치(8.40달러)를 웃돌았습니다.
▶향후 체크해봐야 할 이벤트와 이슈도 정리해 주시죠.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내 경제 지표와, 악화하고 있는 글로벌 코로나 상황간 줄다리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확진자 수는 현재 하루 5만여 명으로, 30만 명에 달했던 올해 초의 6분의 1 수준입니다.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 대비 43%에 달할 정도로 높은 덕분입니다.

하지만 인도 브라질 등에선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29일 신규 확진자 수는 38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달 들어 사망자가 적게 잡아도 4만2000명에 달한다는 게 정부 통계입니다.

유럽에서 신규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터키에선 향후 3주동안 전면 봉쇄에 나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루 6000여 명이던 확진자 수가 10배 넘게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다음주엔 미국 고용과 관련된 또 다른 지표들이 공개됩니다. 민간 신규 고용 및 실업률이 대표적입니다. 실업률은 지난달 6.0%까지 떨어졌는데, 다음달 7일 발표되는 4월 실업률은 5%대로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일정>

3일(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4월, 전달엔 60.6) / ISM 제조업지수(4월, 전달엔 64.7) / 건설 지출(3월, 전달엔 -0.8%) / 자동차 판매(4월, 전달엔 1770만 대)

4일(화) 무역수지(3월, 전달엔 711억달러 적자) / 공장 수주(3월, 전달엔 -0.8%)

5일(수) ADP 고용 보고서(4월, 전달엔 51만7000명 증가) / 마킷 서비스 PMI(4월, 전달엔 63.1) / ISM 서비스업지수(4월, 전달엔 63.7)

6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1분기 생산성(전분기엔 -4.2%) / 1분기 노동 비용(전달엔 6.0%)

7일(금) 실업률(4월, 전달엔 6.0%)/ 민간 고용(4월, 전달엔 91만6000명 증가)


뉴욕증시 상장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집니다. 이번주(약 680개)보다 두 배가량 많은 1400여 개 기업이 다음주에 1분기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은 화이자와 모더나, 리프트, 비욘드미트 등입니다. 다만 빅테크들이 실적 발표를 마쳤기 때문에 개별 종목이 시장 전체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strong style="color:inherit">다음주 실적 발표하는 주요 기업> *일부 변경 가능

3일(월) 아이로봇 에이비스버짓 로위스 체그

4일(화) 화이자 리프트 CVS헬스 맥아피 자이링스 ADT 워너뮤직그룹 도미니언에너지 질로우 가트너

5일(수) 폭스 뉴욕타임스 캘러웨이 메트라이프 플러그파워 힐튼 올스테이트

6일(목) 모더나 비욘드미트 드롭박스 고프로 스퀘어 웨이페어 쉐이크쉑 비아콤CBS 트립어드바이저 옐프 그루폰 뉴스코프 켈로그 츄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익스피디아 펠러톤인터랙티브

7일(금) 시그나


인플레이션도 눈여겨봐야 할 지표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4~5월의 물가 급등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국채 금리가 뛰면서 시장 우려를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날 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65%로, 전날 대비 0.02%포인트 올랐습니다. 미 경제가 과열 조짐마저 보이면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던 국채 금리 이슈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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