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BIPV를 설치하면 건물 외벽이 가로 1m, 세로 2m 규격의 파란색 태양광 패널로 채워지기 때문에 건물 디자인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고 BIPV에 무작정 색깔을 입힐 수도 없다. 색상을 입히면 빛 투과율이 낮아져 기술적으로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해진다. 국내 컬러 BIPV 원천기술을 가진 업체가 드문 것은 이 때문이다.
알파에너웍스는 2019년 다양한 색깔을 구현하면서도 빛 투과율이 90%에 달하는 컬러 BIPV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유리표면에 특수 물질을 분사해 색상을 구현하는 ‘스프레이 코팅’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의 BIPV 개발이다. 국제 특허도 출원 중이다.
이 회사는 한 발 더 나아가 세계 처음으로 컬러 BIPV 상용화에 성공했다. 블랙 실버 레드 그린 등 30여 가지 색상을 구현한다. 안현진 알파에너웍스 사장은 “기존 어떤 방식의 컬러 BIPV보다 생산 품질과 디자인 구현 능력이 탁월하다”고 소개했다.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신사옥(사진)과 송파 KT타워에 이 회사 컬러 BIPV가 설치됐다. 건물 외벽을 육안으로 보면 태양광 패널인지 외장재인지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다.
때마침 정부는 작년부터 신축 대형 공공건물은 전력소비량의 2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2025년부터는 민간 건물에도 확대·적용한다.
안 사장은 “국내 BIPV 시장 규모가 올해 1000억원에서 2023년엔 5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파에너웍스도 올해 예상 매출은 20억원이지만 내년엔 8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35개국과 수출 협의도 진행 중이다. 국내 대기업의 고층 사옥과 공장에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알파에너웍스는 무게를 10분의 1 정도로 줄인 컬러 BIPV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말 세계 최초로 초경량 고효율(결정형) 컬러 BIPV를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사장은 “가벼워지면 더 많은 건축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BIPV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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