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부양책 덕에 美 경제 초고속 질주…애플 팔아버린 건 실수"

입력 2021-05-02 18:25   수정 2021-06-01 00:02


가치투자 대가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애플 주식을 더 사지 않고 매도한 것은 우리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선 “놀랍도록 효율적인 방식으로 초고속으로 부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핏 회장은 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벅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1965년 이후 연평균 20%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여행 회복까지 시간 걸려”
벅셔해서웨이는 작년까지 본사가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주총을 열었으나, 올해는 찰리 멍거 부회장이 거주하는 LA로 장소를 옮겼다. 버핏 회장은 올해 90세인데, 멍거 부회장은 그보다 많은 97세여서다.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작년처럼 화상으로 진행했다.

버핏 회장은 4시간여에 걸친 주총에서 애플에 대해 “사람들에게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을 만들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작년 말 애플 지분 중 일부를 매도한 것과 관련해선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벅셔해서웨이는 작년 4분기 보유하고 있던 애플 지분 중 3.7%를 매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애플 지분을 1116억달러어치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는 “자동차와 애플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하면 자동차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팬데믹 직후 항공주를 대량 매도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항공산업의 수익력이 감소했고 해외 여행은 회복되지 않았다”며 “이 산업이 잘 되길 바라지만 관련 주식을 다시 사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했다. 버핏 회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확장 정책과 부양책 덕분에 경제의 85%가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인은 종목 대신 지수에 투자”
버핏 회장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S&P500과 같은 지수에 투자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종목을 고르는 일은 미래 선도 산업을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서다. 100년 전만 해도 자동차가 미래의 핵심 산업이 될 게 분명했으나, 관련 기업 중 2000여 곳은 이미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우회 상장 수단으로 각광받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그는 “내가 이해하기로 스팩들은 (설립 후) 2년 안에 돈을 써야 한다”며 “도박판 같은 스팩 열풍이 영원히 갈 수는 없다”고 했다.

멍거 부회장은 미국 정부의 돈풀기 정책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더 많은 재정 지출을 요구하는 현대통화이론가들은 너무 자신감에 넘친다”며 “무제한으로 그렇게 하면 참사로 막을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 정책에 대해 묻자 멍거 부회장은 “캘리포니아가 세율을 높여 부자들을 쫓아내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젊은 층은 이전 세대보다 부자가 되는 게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혐오스럽고 문명의 이익에도 배치된다”고 혹평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이날 흑자로 전환한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작년 1분기에는 497억달러를 손해봤으나 1년 만에 117억달러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이 회사 주식 포트폴리오(총 2820억달러)는 정보기술(38.8%)과 금융(31.2%), 소비재(12.1%) 비중이 컸다. 개별 종목 중에선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코카콜라 등 순이었다. 이 중 코카콜라 지분은 1988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1993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올 들어선 매도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주식 매도로 64억5000만달러를 챙겼으나 매입엔 25억7000만달러만 투입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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