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최대 개발사업 '잠실 마이스 복합단지'… 운영기간 줄고, 재정부담은 늘어

입력 2021-05-04 16:39   수정 2021-05-04 23:26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공간 조성사업이 이달 중순 사업시행자(제3자) 공고에 들어갈 전망이다. 2016년 10월 최초 사업제안이 시작된 지 4년 6개월 만이다. 4일 서울시의회는 서울시가 제출한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대한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달 13일 또는 20일에는 공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조성은 반세기만에 서울 강남권에서 추지되는 가장 큰 규모의 개발사업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운동장 일대 33만여㎡에 코엑스 3배 크기인 12만㎡ 규모의 전시장과 회의시설, 스포츠콤플렉스(1만1000석), 야구장(3만5000석), 수영장, 마리나 등 수상레저시설, 호텔(객실 900개), 문화·상업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총 2조1673억원의 사업비를 시행자가 전액 부담하고 일정기간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다.

서울시는 이달 중 사업시행자 공고를 시작해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023년 3월에는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72개월(6년)로 1단계 준공은 2026년. 2단계 준공은 2029년 3월이다. 2020년 5월 우여곡절 끝에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타당성조사를 통과할 당시 2025년 준공하려던 계획보다 4년이 뒤로 밀렸다.

현재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개발사업은 두 개 콘소시엄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 곳은 사업을 최초 제안한 한국무역협회 콘소시엄이고 다른 한 곳은 하나금융투자 콘소시엄이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의 밑그림을 그리며 공을 들여온 한국무역협회 콘소시엄을 후발주자인 하나금융투자 콘소시엄이 쫓는 모양새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우건설, 대림산업, 산업은행, KB자산운용, 파르나스호텔 등 17개사와 콘소시엄을 꾸린 가운데 하나금융투자는 카카오, 앰배서더호텔그룹 등과 콘소시엄을 구성했다. 최근엔 CJ그룹이 한국무역협회 콘소시엄 참여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시행자 공모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도 남아있다. 최초 사업을 제안할 때와 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초 50년으로 추진되던 관리운영권 보장기간은 정부와 서울시 민투심의 과정에서 40년으로 10년이 줄었다. 여기에 기존에 없던 최대 8900억원 규모의 부의 재정지원 부담도 새로 추가됐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운영기간은 줄고 추가로 부담금만 늘어난 셈이다.

부의 재정지원 규모는 민간투자사업 적격성을 평가하면서 PIMAC이 서울시 측에 권고한 부분이다. 시 재정사업과 민간투자사업 간 절감액을 보는 정량적 투자가치성(VfM) 평가에서 재정사업의 수익이 더 큰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PIMAC은 이 사업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려면 사업시행자가 재정사업 추진 시 예상되는 수익을 내야 한다며 8900억원의 부의 재정지원규모를 산정했다. 사업시행자가 시에 부담하는 일종의 기부체납금인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와 하나금융투자 콘소시엄은 조건 변경에 따른 사업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중이지만 기본적으로 공모에는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운영수익 보장기간 등 조건이 처음과 달라졌지만 사업에 참여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동남권사업과 관계자는 "실시협약 체결 전에 정부 민투심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정부의 부의 재정지원 관련 권고를 어느정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선협상 과정에서 협의를 통해 최대한 공공성은 살리면서 사업시행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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