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멀린다 '세기의 이혼'…163조원 재산 분할 돌입

입력 2021-05-05 19:54   수정 2021-06-04 00:03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치고 이혼에 합의한 가운데 천문학적 규모에 달하는 재산 분할이 시작됐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게이츠의 재산은 1450억 달러(약 163조2700억원)로 추산된다. 전 세계 최고 부호로 꼽히는 게이츠 부부가 이혼 절차를 밟게 되면서 재산 분할 방식과 그에 따른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 달하는 재산 분할 시작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당국에 제출된 내역을 확인한 결과 빌 게이츠의 재산 관리를 전담하는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가 멀린다에게 18억 달러(약 2조270억원)가 넘는 증권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캐나다 국영 철도와 미국 최대 자동차 판매상 '오토네이션'에 대한 주식 각각 15억 달러(약 1조6900억원), 3억 달러(약 3380억원)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이 직접 설립한 투자업체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의 1410만 달러(약 158억8000만원) 상당의 주식도 멀린다 앞으로 이전됐다. 부동산, 에너지 분야 회사와 여러 국영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캐스케이드는 500억 달러(약 56조3000억원)가 넘는 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빌이 갖고 있는 이 회사의 지분은 약 299억 달러(약 33조6700억원)이다. 게이츠 부부의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4%에 달해 가장 크다. 이번 이전에 따라 캐스케이드는 8730만 달러(약 983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부부가 가진 MS 지분은 약 260억 달러(약 29조2760억원)로, 이들의 전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채 되지 않는다. 그간 부부는 보유 중인 MS 주식을 여러 해에 걸쳐 게이츠 재단으로 옮긴 바 있다.

주식 외에도 게이츠 부부는 워싱턴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몬태나, 플로리다 등 여러 지역에 땅을 갖고 있어 미국 내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부자들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거액의 부동산·섬·미술품 등도 분할 대상
게이츠 부부가 거주하던 워싱턴주의 약 6600㎡(2000평) 규모 자택은 1억3000만 달러(약 1464억원) 상당 가치를 지니고 있다. 플로리다주에는 5500만 달러(약 620억원)짜리 땅을, 캘리포니아주엔 2000만 달러(약 225억원) 짜리 건물 등을 소유 중이다.

리서치 회사 웰스X에 따르면 이들은 중앙아메리카 소국 벨리즈에 개인 섬도 갖고 있다. '그랜드 보그'라는 이름의 이 사유 섬은 2500만 달러(약 2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 부부가 소유한 포르쉐 911 모델 자동차를 비롯해 재규어, 페라리 등 고가 브랜드의 차량을 모두 합하면 그 가치는 65만 달러(약 7억3000만원)에 달한다.


또 이들이 보유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도 1억3000만 달러(약 1464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웰스X는 게이츠가 MS에 몸담았던 시절 받았던 급여와 보너스, 투자 이익, 배당금 등으로 190억 달러(약 21조4000억원)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두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워싱턴주는 부부 공동 재산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두 사람은 결혼 생활 중 획득한 재산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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