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결정에도 용인 클러스터 착공 '산넘어 산'…토지보상 협의 쉽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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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07 17:24   수정 2021-05-08 00:56

정부 지원결정에도 용인 클러스터 착공 '산넘어 산'…토지보상 협의 쉽지않아

기획재정부가 7일 진행한 ‘K반도체 밸리 육성 종합전략’ 회의 일정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실무자들에게 통보한 것은 전날인 6일이다. 다음주 발표할 종합대책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방안을 포함한다는 결정이 뒤늦게 내려졌다는 얘기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이 잇따라 반도체 패권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지키려면 용인 클러스터 같은 최첨단 생산기지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클러스터 착공까지 첩첩산중
업계에서는 “정부가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늦어도 지난해에 이뤄졌어야 할 산업단지 승인이 지난 3월에야 이뤄진 데다 전력과 공업용수 인프라 건설 비용을 마련하는 것 외에도 넘어야 할 ‘허들’이 많아서다. 업계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2024년부터 용인 클러스터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허들은 송전선(서안성 변전소~용인클러스터)과 수도관(여주보~용인클러스터)이 지나가는 지방자치단체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한국수자원공사, 국토교통부의 승인이다. 수도관이 사유지를 지나가면 해당 사유지 토지주와도 별도로 토지보상 협의가 필요하다. 다만 송전선은 지하를 30m 이상 파낸 뒤 매설하는 지중화 방식으로 건설하기 때문에 토지주와의 협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평택 사업장을 건설할 때 송전선 설치에만 5년이 걸렸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에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토지보상 빨라야 10월”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용인 원삼면 부지에 대한 토지보상도 갈 길이 멀다. 주민의 60%가량이 지장물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지장물이란 공공사업시행지구 안의 토지에 정착한 건물과 농작물 등 공공사업에 불필요한 물건을 말한다. 보상비 지급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 조사가 끝나야 공장 터를 닦을 수 있다. 용인도로공사 관계자는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설득 중이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간을 끌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조사를 거부하는 토지주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장물 조사가 끝이 아니다. 토지보상은 ‘지장물조사→토지보상 계획공고→감정평가→토지보상 협상’ 순서로 이뤄진다. 지금 바로 지장물 조사를 시작한다고 해도 보상 절차가 끝나는 데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 용인시 관계자는 “실제 토지보상 협상은 아무리 빨라도 올 10월 이후에나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용인 클러스터의 착공 시기를 앞당기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상모 광운대 전자재료공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반도체산업은 대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정부가 여유를 부린 측면이 있다”며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토지보상을 돕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 중국 등은 반도체 공장의 허가에서 완공 후 가동에 들어가기까지 약 2년이 소요됐다. 최소 4~5년이 걸리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은 부지 선정 발표에서 공장 가동까지 1년11개월, 중국 시안 1공장은 2년1개월 걸렸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 공장 설립 계약 체결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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