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모든 힘 다 짜냈다"…슬럼프 딛고 18개월 만에 우승

입력 2021-05-10 19:09   수정 2021-06-09 00:02


10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파고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파4).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의 티샷이 왼쪽으로 감겼다. 이 홀 페어웨이와 러프 사이에는 폭 1m가량의 개울이 있는데, 다행히 매킬로이의 공은 해저드 왼쪽 깊은 잔디에 걸쳐졌다. 다만 공이 빨간 선 페널티 구역 안에 있어 잔디 상태를 확인하기 힘들었다. 1타가 소중했던 매킬로이는 “마음속으로 개울에 들어가 샷을 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경기 후에 말했다.

하지만 캐디 해리 다이아몬드는 자칫 무모할 수 있는 샷을 앞둔 자신의 고용인을 말렸다. 잔디가 깊었고 땅도 질어 어설프게 샷을 하기보다는 안전한 곳에서 세 번째 샷을 하는 게 낫다고 본 것. 캐디의 말대로 매킬로이는 개울 옆에 공을 드롭한 뒤 8번 아이언으로 힘차게 샷을 날렸다. 공은 안전하게 그린을 찾아갔고 매킬로이는 결국 2퍼트로 마무리해 위기에서 탈출했다.
1년6개월 만의 우승…통산 19승
차세대 황제가 1년6개월 만에 귀환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2위 아브라함 안세르(30·멕시코)를 1타 차로 따돌린 짜릿한 우승이었다. 우승상금은 145만8000달러(약 16억2500만원).

2019년 11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챔피언스 이후 18개월 만의 우승이자 투어 통산 19번째 우승이다. 한동안 느끼지 못한 우승의 압박감에 매킬로이는 “(스마트워치에 찍힌 심박수가) 최대 분당 140회 이상 올라갈 정도로 떨고 있었다”며 “해리가 (18번홀에서) 흥분한 나를 진정시켜줬다. 결국 우리는 함께 옳은 선택을 내렸다”고 캐디에게 공을 돌렸다.

매킬로이는 오는 21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메이저 4승 중 2승을 PGA챔피언십에서 거뒀다. 앞서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가 일으킨 ‘비거리 전쟁’에 합류하려다 스윙이 망가졌다고 고백했지만, 슬럼프에서 탈출한 모습이다. 딸 포피를 얻은 뒤 ‘어머니의 날’에 시즌 첫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정말 쉽지 않았다. 모든 힘을 다 짜냈다”며 “다시 새로운 스윙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생각보다 우승이 빨리 찾아왔다”고 울먹였다.
약속의 땅 퀘일할로
퀘일할로클럽은 또 한 번 중요한 순간에 매킬로이에게 선물을 안겼다. 그가 2010년 PGA투어 첫승을 거두고 2015년 11승째를 거둔 것도 모두 퀘일할로클럽에서였다. 이번이 퀘일할로에서의 열 번째 출전이었던 매킬로이는 세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여덟 번이나 톱10에 올라 남다른 궁합을 과시했다. 이 코스 최저 타수 기록(61타) 보유자이기도 한 그는 이곳 회원권을 소유하고 있다.

4라운드를 앞두고 선두 키스 미첼(29·미국)에게 2타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한 매킬로이는 3번홀(파4)과 7번홀(파5) 버디로 시동을 걸었다. 14번홀(파4)에선 그린 옆 벙커에 빠진 티샷을 떠내 홀 옆에 붙여 버디를 낚아챘다. 15번홀(파5)에서도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홀 1m가량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18번홀 티샷 실수를 슬기롭게 만회한 그는 보기 퍼트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만 5타를 줄인 안세르는 합계 9언더파를 쳐 2위에 올랐다. 선두로 출발한 미첼은 되레 1타를 잃고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경훈(30)은 5오버파 공동 58위, 최경주(51)는 8오버파 공동 70위에 머물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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